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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륙 동쪽 끝
경계선 지역에

 

한때 주브로브카
공화국이라 불리던

 

나라가 있었다

 

올드 루츠 공동 묘지

 

국가적 보물과 같은

 

작가를 기리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1985년

 

흔히들 사람들은

 

작가가 끊임없이
상상력을 발휘해

 

온갖 에피소드와
사건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스토리를 창조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사실 정반대죠

 

주변 사람들이
작가에게

 

캐릭터와 사건을
제공한답니다

 

작가는 그저
잘 지켜보고

 

귀 기울여 들으면서

 

스토리의 소재를...

 

그만둬, 그러지 마
하지 마!

 

주변인들의 삶 속에서
찾아내는 거죠

 

작가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동시에 타인의
이야기를 듣죠

 

- 죄송해요
- 괜찮아

 

지금부터 여러분께
전혀 상상도 못할 이야기를

 

제가 들은 그대로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온전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오래 전에'

 

'난, 당시 지식인들이
많이 겪었던'

 

'신경쇠약에 걸려서
요양의 목적으로'

 

'8월 한 달을'

 

'알프스 산자락
네벨스바드에 위치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보냈지요'

 

'그림처럼 아름답고 웅장한
유명한 호텔이었으니'

 

'아는 분들도 계실 테죠'

 

'그땐 비수기였고
낡아빠진 호텔은'

 

1968년

 

'과거의 명성을 잃고'

 

'흉물로 전락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죠'

 

'큰 호텔이었지만'

 

'투숙객이 너무 적어서'

 

'서로가 얼굴만 봐도
알 정도였어요'

 

'그렇다고 친해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그저 지나치면서
눈인사나 하는 정도?'

 

'팜 코트에서'

 

'아랍풍 욕조에서'

 

'호텔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안에서'

 

'우리 모두가
말수가 적었고'

 

'예외 없이
혼자이길 원했죠'

 

'호텔에 감도는
침묵 때문일까'

 

'난 호텔 콘시어지와
자연스레 친해졌는데'

 

'이름에 미스터란 뜻의
무슈를 붙여'

 

'무슈 장이라고
불렸어요'

 

'게을러도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었죠'

 

'월급은 아주
적었을 거예요'

 

'하루는 초저녁에'

 

'평소처럼 그와
잡담을 하는데'

 

'새로운 얼굴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깔끔하게 차려입은
작은 노신사

 

'생기가 넘치고
지적인 얼굴엔'

 

'슬픔이 짙게 묻어났죠'

 

'우리처럼 혼자였지만
그에게선'

 

'깊고 진실된 외로움이
느껴졌어요'

 

'아마도 내 병의
증상 중 하나였겠죠'

 

저 노신사는
누구죠?

 

'무슈 장에게
물었는데'

 

'내 질문에 놀라는
눈치더군요'

 

- 모르세요?
- '그가 되물었죠'

 

진짜 누군지
몰라요?

 

'낯이 익긴 했어요'

 

무스타파씨예요
오늘 아침에 오셨죠

 

'나이 지긋한
분들은'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이죠'

 

'제로 무스타파씨는 한때
주브로브카의 최고 갑부로'

 

부를 거머쥔 이민자

 

제로
시장을 독식하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주인이었죠'

 

정치 위원과 협약 맺은
제로 동무

 

매년 세번쯤
비수기에 오셔서

 

일주일 남짓
지내다 가세요

 

'무슈 장은 손짓했고
난 가까이 다가갔죠'

 

이건 비밀인데

 

저분은 꼭대기 층
구석에 있는

 

욕실 없는 방에서
지내요

 

거긴 직원용
승강기보다 작죠

 

'알려진 바로는'

 

'제로 무스타파는
유럽에서 가장 호화로운'

 

'성들을 구입하고
그곳에 살았어요'

 

'근데 텅 비다시피한
자기 호텔에서'

 

'직원들이 쓰는
방에서 지낸다?'

 

'바로 그때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졌고'

 

젠장!

 

'무슈 장의 관심은
온통'

 

'거기로 쏠렸죠'

 

'하지만 나한텐
관심 밖이었어요'

 

'어쨌거나'

 

'그 노신사에 대한
스토리는'

 

'독일 속담에서
말하는 것처럼'

 

'즉, 내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 호기심은
아침까지 계속됐죠'

 

'아주 미스터리하고
믿음직한 방식으로'

 

'운명이 날 위해 끼어든
그 순간까지요'

 

자네 작품을
좋아하네

 

뭐라고 하셨죠?

 

자네 작품을 좋아한다고
아주 훌륭해

 

과찬이세요

 

무슈 장이 자네한테

 

이 호텔의 늙은 주인에 대해
말하지 않던가?

 

솔직히 말해서
제가 먼저 물어봤어요

 

무슈 장이
쓸만하긴 하지만

 

일류는 둘째치고

 

이류 콘시어지도
안 되는데

 

자릴 지키고 있지

 

시대가 변했어

 

목욕탕이 참 근사해요

 

지어진 그대로인데
제대로 유지를 못했네

 

요즘 기준으론
너무 낡았지만

 

난 이대로가 좋아
낡았지만 매력이 있지

 

어떻게 사게 되셨죠?

 

그랜드 부다페스트요

 

산 게 아니네

 

달리 할 말이
없어서

 

예의상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라면

 

나랑 저녁
같이 하겠나?

 

그럼 영광으로 여기고
내 삶의 스토리를

 

들려주겠네

 

있는 그대로

 

올리브 곁들인
오리 구이 둘이랑

 

토끼 고기랑...
샐러드 하겠나?

 

푸이이 주베 52년산이랑
브뤼 작은 병도

 

이 정도면
이야기 나눌 시간이

 

- 충분할걸세
- 아무렴요

 

이 이야기의 시작은
무슈 장의 전임자일세

 

그랜드 부다페스트의
진정한 콘시어지

 

그의 이야기부터...

 

1부
무슈 구스타브

 

1932년

 

- 테이블은 창가로
- 네, 무슈 구스타브

 

- 쟁반은 테이블로
- 네, 무슈 구스타브

 

거기 놔
그건 손질 잘 했나?

 

- 그럼요
- 모자 상자에 넣어

 

- 오베르스트도르프 물건?
- 네, 무슈 구스타브

 

- 두번째 가방, 표는?
- 제게 있어요

 

이리 줘

 

제대로군
구석에서 기다려

 

- 안 갈래
- 그게 무슨 소리예요?

 

- 안 간다구
- 왜요?

 

- 무서워서
- 뭐가요?

 

다신
당신을 못 볼 거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해요?

 

말로는 표현 못해
그냥 느낌이 그래

 

정 그러면 안 가셔도...

 

같이 가자

 

빌어먹을 루츠에요?

 

- 제발
- 손 주세요

 

불안해 말아요
떠나기 전엔 늘 그러네요

 

이번엔 조금 더
심한 것 같지만

 

솔직히...
맙소사, 손톱이 왜 이래요?

 

- 뭐가?
- 끔찍하잖아요

 

- 색깔이 형편없어요
- 별로야?

 

별로는 아니지만
몸서리가 쳐져요

 

- 이럼 진정될 거예요
- 뭐? 시는 읊지 마

 

- 들어봐요, 쉿!
- 하지 마, 응?

 

'회색의 숭고한
소나무 숲에서'

 

'빗물에 젖은
천상의 묘지를 만났으니'

 

'비문은 사라지고'

 

'암울하게 갈라진
틈새로...'

 

날 위해
초를 밝혀줄래?

 

- 산타 마리아 성당에
- 내가 직접 밝힐게요

 

잊지 말아요
난 항상 곁에 있어요

 

사랑해

 

사랑해요

 

저런 여자가
19년간 해마다

 

찾아주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

 

- 그럼요
- 날 아주 좋아해

 

 

근데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

 

그렇군요

 

똥싸는 개처럼
벌벌 떨었잖아

 

맞아요

 

산타 마리아
성당에 가서

 

몽땅 양초 사고

 

잔돈 4 클루벡
꼭 받아

 

양초 밝히고
기도는 짧게

 

그리곤 멘들에 가서
초콜릿 케이크 사와

 

돈 남으면
저 절름발이 구두닦이 줘

 

- 알겠습니다
- 잠깐만

 

누구야 넌?

 

제로예요
새 로비 보이죠

 

- 제로라고?
- 네

 

듣도 보도 못했는데
누가 고용했어?

 

- 모셔씨요
- 모셔!

 

네, 무슈 구스타브?

 

나 모르게 이 녀석을
로비 보이로

 

고용했어요?

 

수습 기간인데 최종 결정은
구스타브씨가 하셔야죠

 

그렇군
고마워요, 모셔

 

별말씀을요
무슈 구스타브

 

이제 정식으로
자넬 면접하지

 

그전에 성당 가서
초 밝힐까요?

 

뭐?
됐어

 

경력?

 

킨스키 호텔에서
주방 보조 6개월

 

베를리츠 호텔에서
청소 3개월

 

- 그 전엔 설거지...
- 경력 제로

 

- 고마웠소, 무슈 구스타브
- 모자 똑바로 써

 

- 별말씀을, 슈나이더씨
- 끈이 끊겼어요

 

- 이건 안돼
- 동의합니다

 

- 학력?
- 읽고 쓸 줄 알아요

 

초등학교에서
제가 제일...

 

- 교육 제로
- 결국 터졌어요

 

굿모닝, 시세로
당장 배관공 불러

 

- 안녕, 무슈 구스타브
- 늘 안녕하죠

 

- 이게 뭐죠?
- 나중에!

 

가족 수는?

 

제로예요

 

6층, 이고르

 

왜 로비 보이가
되려 하지?

 

그랜드 부다페스트인데
누가 싫겠어요?

 

호텔에 관한
최고의 학교잖아요

 

훌륭한 대답이야

 

무슈 구스타브

 

- 1천 클루벡이군
- 맙소사

 

로비 보이
해보셨어요?

 

어땠을 거 같아?

 

구스타브씨도
바닥에서 시작해서...

 

- 닥치고 초나 밝혀
- 네

 

1개월 후

 

'그렇게 내 삶이
시작됐네'

 

'수습 로비 보이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무슈 구스타브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지'

 

'난 그의 제자가
그는 내 스승이 됐네'

 

'로비 보이란
무엇인가?'

 

'투명인간처럼 안 보이지만
항상 시야에 있는 존재'

 

'고객이 뭘
싫어하는지 알고'

 

'고객의 요구를
고객보다 먼저'

 

'파악해야 하고'

 

'무엇보다 입이 돌처럼
무거워야 돼'

 

고객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꼴사나운 비밀들을

 

무덤까지
가져가야 하지

 

- 그러니 아무 말도 하지 마, 제로
- 알겠습니다

 

이제 가봐

 

'VIP 고객들 중'

 

'상당수가 구스타브 때문에
호텔을 찾았는데'

 

'그들을 상대하는 게
그의 주요 업무였지'

 

'본인도 그걸 즐겼고'

 

'그의 고객들은
다 엇비슷했어'

 

'하나같이, 돈 많고'

 

'늙고'

 

'불안정하고'

 

'허영심 많고'

 

'천박하며'

 

'금발이고'

 

'외로웠지'

 

왜 금발이죠?

 

그냥 다
금발이었어

 

'어쨌거나'

 

'그처럼 향수 많이 뿌리는
남자는 처음 봤어'

 

'멀리서도 냄새로
그가 오는 걸 알았고'

 

'떠난 후에도 한참동안
향기가 남았지'

 

'난 주당 6일에 추가로
일요일은 0.5일 일했네'

 

'새벽 5시부터
자정 직후까지'

 

'체력 유지를 위해
식사는 적게 자주 먹었지'

 

'아침 두 번, 점심 두 번
그리고 늦은 저녁'

 

'무슈 구스타브는
밤마다 설교를 했어'

 

무례함은 그저
두려움의 표출입니다

 

원하는 걸
못 가질까 봐서...

 

아무리 못난 사람도
사랑 받으면

 

꽃봉오리처럼
마음이 활짝 열리죠

 

시가 떠오르네요

 

'화가의 재빠른
붓놀림이'

 

'백지 위를 지나자'

 

'그녀의 뺨이
처음 색으로 물들었다'

 

'그는 저녁을
방에서 혼자 먹었지'

 

'호텔 주인이 누군지는
아무도 몰랐네'

 

'다달이 코박스라는
대리인이 찾아와서'

 

'미지의 주인을
대신해'

 

'장부를 검토하고
메시질 전했는데'

 

'무슈 구스타브와
경리 담당인 베커씨가'

 

'리셉션 바로 위쪽 방에서
그와 회의를 했지'

 

멘들 빵집

 

'내가 아가사를 만난 것도
그 시기였네'

 

'그 얘기는
하지 말도록 하지'

 

2부
마담 셀린느 빌뇌브 데고프 운트 탁시스

 

신문

 

데일리 에디션
주브로브카 일보

 

케이블카

 

- 뭐야?
- 보세요

 

전쟁 발발?
국경에 탱크 집결

 

미망인 백작부인
주검으로 발견

 

맙소사

 

정말 안됐어요

 

- 당장 가봐야겠어
- 진짜요?

 

그녀 곁에 있어줘야 돼
당장 짐 싸

 

- 얼마나 걸려?
- 5분이요

 

포이이 주베
26년산도 꼭 챙기고

 

얼음통과
잔 2개도

 

기차에서 파는 술은
고양이 오줌 같거든

 

자책감이 들어

 

그렇게 불안해했는데
듣질 않았잖아

 

루츠의 모두가
슬퍼하겠지

 

그녀가 끔찍하게
싫어했던

 

망나니 자식놈들은

 

신나서 집시처럼
춤추겠지만 말야

 

산다는 거
아무런 의미가 없어

 

눈 한번 깜박이면
저 세상이고

 

이내 몸은 뻣뻣하게
굳어버리지

 

착하게 살수록 빨리 죽고

 

그녀가 내게
몇 푼 남겼을지 몰라

 

사망신고서에 잉크가
말라야 알겠지만

 

잠자리에선
화끈한 여자였어

 

84살이었잖아요
무슈 구스타브

 

더 늙은 여자랑도
해봤는걸

 

젊을 땐
살코기만 찾지만

 

나이 들면
비계 덩어리도 마다 않지

 

난 비계가
더 좋더라구

 

깊고 진한 맛이
느껴진달까

 

왜 보리밭에
서는 거야?

 

10월 19일

 

국경 폐쇄

 

안녕하시오

 

서류 보여주시죠

 

그럽시다

 

사진이 안 나왔어요

 

나도 한때는
꽃미남이었는데

 

F. 뮐러 상병

 

F가 뭐의 약자요?
프리츠, 프란츠?

 

- 프란츠요
- 내가 맞혔어!

 

표정이 웃기네

 

3급 취업 허가
이민 비자요, 프란츠

 

내 일행이죠

 

밖으로 나가시죠

 

앉아, 제로
서류에 문제없잖소

 

내가 노동부에
직접 확인해봤어요

 

이민자라고
체포할 순 없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만둬, 망할 자식!

 

전 괜찮아요
그냥 계세요

 

아야, 아파!

 

염병할 곰보
파시스트 놈들!

 

내 로비 보이한테서
손 치워!

 

문제가 뭔가?

 

이럴 순 없소

 

저 친구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직원이요

 

무슈 구스타브?

 

저, 헨켈스입니다

 

볼프강 헨켈스 박사가
제 아버지시죠

 

저 기억하세요?

 

물론 기억하다마다
꼬맹이 알버트구만

 

정말 죄송합니다
놔드려

 

놔드려!

 

일행 분이
무국적이라

 

특별 환승 허가서를
신청해야 하는데

 

요즘은 받기가
아주 어려워요

 

받으세요

 

임시지만

 

특별 여행 허가서

 

- 현재로선 최선이죠
- 어머닌 어떠신가?

 

- 잘 지내세요
- 좋은 분이지

 

- 안부 전해주게
- 그러죠

 

이분이 어리고 외롭던 내게
참 잘해주셨소

 

결례를 범한 제 부하와
제가 사과드리죠

 

죄송했습니다

 

봤지?
도살장처럼 변해버린

 

이 잔혹한 세상에도
아직 희망이 존재해

 

이 소박하고 겸손하고
보잘것없는...

 

염병, 관두자

 

택시

 

루츠 성

 

어디 계시지, 클로틸드?
그녀에게 안내해주게

 

좋아 보여요, 달링

 

화장을 예쁘게
잘 해줬네요

 

영안실에서 쓰는
크림이 뭔지

 

나도 써야겠어요

 

전보다 훨씬
좋아 보여요

 

산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로

 

결국 손톱색 바꿨군요
완벽해요

 

- 클로틸드?
- 네, 무슈 구스타브

 

냉수 한잔 부탁해
얼음 빼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서지 집사가
사무실서 좀 뵙재요

 

알았네

 

금방 올게요, 달링

 

'우린 녹색 문을 지나'

 

'좁은 복도를 통과해서
집사의 사무실로 갔네'

 

'잠시 후
주방 문이 열리고'

 

'흰 옷을 입은 집사가
뛰어 들어왔지'

 

'지금도 그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네'

 

도대체 뭐야?

 

'그런 집에 발 들여놓기는
난생 처음이었어'

 

'이후 일들은
처음엔 이해 못했지만'

 

'나중에야
비로소 깨달았지'

 

'엄청난 재산을 잃을
위기에 처하면'

 

'인간의 욕심은
독처럼 퍼져 나간다는걸'

 

'삼촌들, 조카들
사촌들'

 

'왕래도 뜸했던
사돈들'

 

'아주 먼 친척들까지'

 

'먹잇감을 찾아
모여들었지'

 

'그들을 상대한 사람은
공교롭게도'

 

'호텔 주인의 대리인
코박스였네'

 

'고인의 변호사로서'

 

'재산 상속 유언장
집행을 맡았던 거지'

 

이것이 마담 D의
유언장입니다

 

46년 전
남편의 사망 전에

 

함께 가입했던
톤틴 연금 서류가 있고

 

635건에 달하는
수정 사항

 

공증, 개정
희망사항 반영 등이

 

수십 년에 걸쳐서
집행됐죠

 

법적인 효력은

 

더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저희가 파악한
마담 D의 유언에 따르면

 

재산의 대부분을

 

아드님인
드미트리에게 남겼고

 

소정의 현금을
그의 동생들인

 

마거리트, 래티지아
캐롤리나에게

 

친지들한테는 작은
선물을 남기셨는데

 

명단이 있으니
추후 다시 말씀드리죠

 

그런데...

 

유언 보충서가

 

오늘 아침 우편으로
제게 배달됐죠

 

마담 D가
사망하기 직전에

 

보낸 것인데

 

유언장 수정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여러분께 읽어드리죠

 

이 서류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 전이니

 

조사가 종결되기 전까진
어떤 언급도

 

삼가 주시길
부탁합니다

 

'나의 노후에
위안이 되어주고'

 

'다신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한 늙은이의 삶에
빛이 되어준 친구'

 

'무슈 구스타브에게'

 

'우리에게 크나큰
기쁨을 주었던'

 

'요한네스 반
호이틀의 작품인'

 

'사과를 든 소년을'

 

- 우와!
- '증여하며'

 

- 믿기질 않아
- '이에 부과되는'

 

뭐라구?

 

'세금도 면제한다'

 

반 호이틀?

 

- 세금도 없이?
- 그래도 되나?

 

구스타브가
대체 누구야?

 

바로 접니다, 달링

 

이 호모 자식!

 

호텔 콘시어지예요
여긴 왜 왔어?

 

내가 사랑한 여인을
조문하러 왔네

 

- 내 집을 침입했어요
- 아직은 자네 집이 아냐

 

공증이 완료되고
명의가...

 

'사과를 든 소년'은 못 줘
이 호모 자식아

 

그렇게 말하면
내 기분이 어떻겠어?

 

경찰 불러요
고소하겠어요

 

20년간 우리 가족을
괴롭힌 작자예요

 

무자비한 사기꾼으로

 

심약하고 병든 여성들을
먹잇감으로 삼았죠

 

아마 그짓도 하겠지!

 

난 모든 친구들과
잠자리를 해

 

셀린느는 어딨어?

 

네?
죽어서 유언장 읽잖아요

 

아, 그렇지 참

 

우리 어머니한테
손가락 하나라도 댔었다면

 

맹세하는데
죽여버릴 거야, 알았어?

 

아깐 나더러
호모라더니?

 

- 호모지만 여자랑도 하잖아
- 화제 바꾸지

 

난 가겠네

 

여기서 기다려요

 

'사과를 든 소년'은
아주 귀한 그림이야

 

축하드려요
무슈 구스타브

 

유족이
뺏으려고 할 거야

 

- 아름다워요?
- 말로는 표현 못해

 

'그 아무리 훌륭한
시인이라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말로 다 못하리라'

 

- '그의 혀는...'
- 봐도 돼요?

 

안될 거 없지

 

반 호이틀 작품인데
성인에 접어드는

 

소년을 아주
아름답게 그려냈어

 

금발에 매끈하고
우유처럼 하얀 피부

 

흠 잡을 게 없어

 

개인이 소장한 작품 중
최상급이지

 

한마디로 걸작이야

 

다른 것들은
쓰레기나 다름없고

 

무슈 구스타브?

 

도와 드려요?

 

그래, 서지

 

이걸 좀 포장해주게

 

포장이요?

 

'사과를 든 소년'을?

 

기밀

 

아까 날 보자고 했잖아
용건이 뭐였지?

 

지금은 말 못해요

 

그럼 내일 편지해
루츠반 역으로 갑시다

 

절대 뺏기지
않을 거야

 

그녀가 저 그림을 보며
날 생각했듯

 

난 그녀를 생각할 거야

 

죽는 순간까지
머리맡에 걸어두겠어

 

어때, 닮았지?

 

아, 네

 

아냐, 팔아야겠어

 

저쪽에서 다시
훔쳐갈지 모르니까

 

게다가 기차에서
그 군인들 봤잖아?

 

전쟁 때문에
호텔 경기도 안 좋을 거야

 

당장 내일이라도
폐쇄될 수 있고

 

신성한
맹세를 하자

 

이번 주말까지
암시장에

 

그림을 팔고

 

이 나라를 떠서
멀리 좀 숨어 지내다가

 

좀 잠잠해지면
돌아오는 거야

 

내게 충성을
약속하고

 

같이 다니면서
수발 들어주면

 

그림 판 돈의

 

1.5%를 주겠어

 

- 1.5%요?
- 숙식비도 대주고

 

- 10% 줄래요?
- 10%? 장난하냐?

 

진짜 딜러한테도
그렇게 안 줘

 

게다가 넌
그림 볼 줄도 모르잖아

 

1.5%면 합당해
대신에

 

내가 먼저 죽으면
전재산을 다 줄게

 

많진 않아
그저 상아빗 몇 개랑

 

낭만시
모음집 정도

 

하지만 내가 죽으면
다 가져

 

창녀랑 술에 쓰고
남은 돈도 가지고

 

그렇게 하겠나?

 

좋아
당장 각서 쓰자

 

'나, 무슈 구스타브는
심신이 멀쩡한 상태에서'

 

'바로 오늘
1932년 10월 19일에'

 

'그는 자기 고향이 어딘지
말하지 않았네'

 

'나도 그의 가족이
어딨는지 묻지 않았지'

 

실례해요

 

왜?

 

경찰이 와서
찾으시는데요

 

금방 간다고 해

 

 

조사 받아본 적
있어?

 

네, 사막의 반란 직후
반란군에 잡혀서

 

고문 받았죠

 

- 그럼 잘 알겠군, 입 다물어!
- 물론이죠

 

반 호이틀도 못 들어봤고
좋아, 가자구

 

무슨 일이시죠?

 

아, 헨켈스 경위

 

주브로브카 경찰청장
명령에 따라

 

당신을 체포하는
바입니다

 

마담 셀린느 빌뇌브 데고프
살인 혐의요

 

어쩐지 이상했어
사인은 못 들었잖아?

 

그녀가 살해됐는데
내가 죽였다고 생각하는군?

 

이봐!

 

거기 서!

 

3부
체크포인트 19 교도소

 

1주일 후

 

재판을 기다리며

 

얼굴이 왜 그래요?

 

왜냐면, 제로
핑키라는 애송이를

 

반쯤 죽도록 패버렸어

 

내 정력을
얕잡아 봤거든

 

삼류 소설책에서
읽었는데

 

이런 곳에서
만만하게 보이면

 

쫄따구 신세
못 면하니까

 

첫날부터
본때를 보여줘서

 

날 존경하게
만들어야 돼

 

걱정 마
놈 얼굴은 더 엉망이야

 

이젠 친구가 됐지

 

나중에
인사시켜 줄게

 

그래, 코박스는
만났어?

 

어젯밤에요

 

성경책에 손 얹고
비밀 지킨다고 맹세했죠

 

- 구스타브씨도 해야 돼요
- 나중에 할게

 

- 무죄일지도 모른대요
- 당연하지

 

혐의가 뭔데?

 

10월 19일 야심한 밤

 

모든 집안 식구가 잘 아는
무슈 구스타브가

 

루츠에 있는
데코프 자택에 도착

 

하인들이 쓰는
뒷문으로 들어갔고

 

아무도 모르게

 

뒤쪽 계단과
하인들이 쓰는 통로를 통해

 

마담 D의
개인 침실로 들어갔지

 

사전에 약속된
방문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다음 날 아침 마담 D는
독살된 채 주검으로 발견됐네

 

무슈 구스타브는
24시간 뒤

 

자택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은

 

이 진술서에 따르면

 

마담 D의 가족과
일가친척들인데

 

하지만 사건을 목격했다는
핵심 증인은

 

관할 구역에서
달아나고 없네

 

소재 파악이 안 돼서

 

관련 당국이
추적하고 있지

 

그게 누군데요?

 

서지 X

 

- 서지?
- 유감스럽게도요

 

그 망할 자식

 

못 믿겠어
그들이 시켰겠지

 

난 독사 구덩이에
떨어진 거야

 

알리바이 있어요?

 

그럼, 유부녀 공작 부인과
같이 있었는걸

 

하지만 그녀를
끌어들일 순 없어

 

- 당신 목숨이 걸렸어요
- 알지만 그년이 튀었어

 

아프리카 탕가니카행
배를 탔다구

 

포기 마세요

 

'음모의 전말은'

 

'지금은 공문서로
열람 가능하지만'

 

'당시엔 이해하기
어려웠네'

 

서지 X를 찾소

 

루츠에서
내 고용주인

 

데코프 가문에서
일하는 젊은이

 

- 네?
- 동생이오?

 

- 네
- 최근에 봤소?

 

- 아뇨
- 아니라구?

 

못 봤어요

 

빨리 찾아야 돼
그는 물론

 

모두의
안전을 위해

 

그가 찾아오면...

 

- 네?
- 조플링이 이랬다고 전해

 

'집에 돌아와'

 

'이거 하나는
확실했지'

 

'당시 데고프 가문의
위세는 엄청났고'

 

'시대는 우리 편이
아니었네'

 

무슈 구스타브의 편지다
제로?

 

- 제가 읽어요?
- 읽게

 

'친애하는
동료 여러분'

 

감옥에 갇혀서
이 편지를 쓰자니

 

여러분이 그리워
미치겠군요

 

내가 다시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명성은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게

 

구석구석 신경
써주길 바라며

 

내가 매처럼
눈을 부릅뜨고

 

채찍을 휘두르며
지켜본다고 생각해요

 

내가 없는 동안
작은 실수 하나만 해도

 

무자비한 벌을 내릴 테니
각오들 하시고

 

이 위대한 호텔의 운명이
여러분한테 달렸어요

 

문제 생기면
제로한테 보고하도록

 

'여러분의 친구
무슈 구스타브'

 

시도 한편 적어놨는데
무진장 기니까

 

그냥 식사 시작하죠?

 

'시커먼 재가 쥐구멍을
축축히 적시고'

 

'썩은 나무 냄새와
뒤섞인다'

 

'부랑아의 노래는...'

 

난 집사 녀석을
안 믿었어요

 

- 너무 솔직해서
- '너무 솔직하다고?'

 

'아무튼 빨리 찾아내서
처치해 버려'

 

옥수수죽 한 그릇
들겠나?

 

싫어?
전부?

 

거기, 얼굴에 흉터 난
친구는?

 

먹어 봐
따뜻해서 속이 든든해져

 

소금 좀 치고

 

좋은 하루

 

옥수수죽 먹을 사람?

 

싫음 관두고

 

이제 그만 일어나

 

굿모닝, 핑키

 

- 또 멘들이야?
- 그래

 

칼 좀 줄래?

 

- 살살 녹네
- 멘들이 최고야

 

- 이제 일해야지
- 무슈 구스타브

 

응?

 

우리가 얘길
해봤는데

 

자넨 행실이 참
바른 사람 같아

 

한번도
그렇지 않은 적이 없지

 

아무튼 고마워

 

우리랑 함께하자

 

듣던 중
예쁜 소리네

 

고마워, 핑키
고마워, 군터

 

고마워, 울프

 

할 말 더 있어?

 

말해줘, 루드비히

 

체크포인트 19는
허술하지 않아

 

모든 문, 환기구, 창문에
창살 달렸고

 

지상 간수는 72명
탑에는 16명

 

100 미터 아래 연못엔
악어가 우글대

 

하지만 허점도 있어

 

그게 어디냐면

 

바로 빗물
배수관이지

 

여기가
암석 요새였던

 

중세에 지어진
그대로야

 

예쁜 여자가 강아지랑
거닐기 좋은

 

그런 산책로는
아니지만

 

거기가 이 감옥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고

 

거길 통해서
탈옥할 거야

 

잘 봐

 

이거, 누가 그렸어?

 

뻔한 거 아냐?
내가 그렸지

 

잘 그렸네
선이 살아있어, 루드비히

 

화가로 나서도
성공하겠어

 

여기서 질문, 맨 아래쪽은
어떻게 뚫을 거야?

 

63cm 두께의
화강암으로 돼있잖아

 

칼로 긁어서
뚫으려면

 

최소한
3~6개월은 걸릴걸?

 

그전에 우리 몇은

 

사형 당해서
황천갈 테고

 

예리한 지적이야
무슈 구스타브

 

위조 서류와
사복은 준비됐고

 

작대기랑 침대보로 만든
줄사다리도 있는데

 

땅을 팔 도구가
없어

 

빵 안에선
구하기 힘들거든

 

멘들 빵집

 

'여기까지 말하고'

 

'노신사는 입을 다물고
양고기 접시를 치웠죠'

 

'눈은 돌멩이처럼
생명력을 잃었고'

 

'고통스러워하는 게
보였어요'

 

- 편찮으세요, 무스타파씨?
- '결국 물어봤죠'

 

- 아닐세
- '그가 대답했죠'

 

어떻게 이어갈지
모르겠어서

 

'그는 울고 있었어요'

 

아가사 얘기는
잘 않는데

 

왜냐면 그녀 이름만
떠올려도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거든

 

하지만 피해 갈
방법이 없군

 

사실 그녀가
우릴 구해줬네

 

'세 번째 만남에서'

 

'난 청혼했고
그녀는 수락했네'

 

그보다 1개월 전

 

- 결혼해줄래?
- 응!

 

'우리 둘 다
무일푼이었지만'

 

'그깟 돈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어'

 

'우리에겐 서로가 있고'

 

'깊이 사랑했으니까'

 

- 여기
- 고마워

 

- 책이야
- 그러네

 

낭만시 모음집 1권

 

무슈 구스타브가 추천했는데
나도 있어

 

- 미리 말해버렸네
- 그래도 열어볼게

 

내가 적은 걸
읽어 봐

 

'내가 보물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아가사'

 

'나의 여신'

 

'존경, 흠모, 존중'

 

'키스, 감사, 행운
사랑을 담아서'

 

'Z가 A에게'

 

'무슈 구스타브는'

 

'그녀를 만나보겠다고
고집을 부렸지'

 

사랑스럽군
아주 사랑스러워

 

'그리곤 그녀에게
자기로 만든 펜던트와'

 

'티슈로 낱개 포장한
60 송이의 흰 튤립을'

 

'어린아이 관 사이즈
박스에 담아 선물했네'

 

- 이건 옳지 않아요
- 뭐라구?

 

저 친구 왜 삐졌어?

 

왜 내 여자친구한테
선물을 줘요?

 

자넬 대신해 둘의 사랑을
확인해보는 거야

 

질투할 거 없어, 제로

 

자기한테
작업 걸어?

 

응!

 

둘 사이를 허락하네

 

아가사, 예쁜이
네 사랑에게 돌아가

 

'후에 알았는데'

 

둘에게 축복을...

 

'아가사는
팔레트 나이프와'

 

'버터크림 장식에
뛰어났네'

 

- 멘들이 와
- 덮어

 

'게다가 아주 용감했어'

 

'그렇게 타고난 거지'

 

빠진 게 있어요

 

중요한 서류인데
사라졌거나 폐기됐겠죠

 

뭐가 들어있고
무슨 내용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예요

 

크게 염려는
말아요

 

드미트리가 받을
상속분엔

 

변화가 없으리라
생각하긴 하지만

 

고인의 사망 원인도
문제거니와

 

사건의 핵심 증인
서지 X가 사라진 상태니

 

더는 지체 말고
당국에

 

이번 일을 맡겨서

 

차후에
문제가 없도록

 

매듭짓는 것이
좋겠어요

 

- 동의하시죠?
- 아뇨

 

- 아니라구요?
- 동의 못해요

 

- 하나 물어볼까요, 코박스?
- 뭐죠, 드미트리?

 

- 누구 밑에서 일해요?
- 네?

 

누굴 위해 일하냐구요
우리 변호사 아녔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재산 집행인이죠

 

현재로서는
고인을 위해 일하고요

 

그래요?

 

네, 제 수수료도
유산에 포함돼...

 

파헤치지 말고
적당히 덮어요

 

동의해요?

 

난 변호사고
법을 따를 의무가 있어요

 

동의 못해요

 

짜증나는구만

 

방금 내 고양이를
창밖으로 던졌어요?

 

아닐 거예요

 

- 그랬어요?
- 조플링이?

 

됐어

 

자기한테 숨긴 게 있어
아가사

 

- 뭔데?
- 그림을 훔쳤는데

 

유명한 작품이래
5백만 클루벡쯤 나가

 

사라진 걸
알았는지 모르지만

 

만약 내가 잘못되면...

 

예술품을 훔쳤다구?

 

그림 하나!
자기 생존 대책 마련하자

 

이걸 숨겨 놔
돋보기로 자세히 보면

 

'사과를 든 소년'의
위치가 적혀있어

 

절대 헐값에
넘기지 말고

 

- 제로, 난 제빵사야
- 패스트리 셰프지

 

장물아비가
아니라구

 

훔친 물건은 안 팔아

 

말을 잘못했어
유산으로 받은 거야

 

그만 자

 

네, 멘들씨

 

- 이거 숨겨
- 싫어

 

알았어
그래도 받아

 

코트 보관증
내용물: 페르시아 고양이 (사망)

 

다음 역
쿤스트 박물관

 

15분 후 폐장

 

14분 후 폐장

 

출입 금지

 

출구

 

'다음 날 아침
호텔 경리 담당인 베커씨는'

 

'코박스 사무실로부터
이상한 편지를 받았는데'

 

'예정된 약속을
무기한 미루자는 것이었지'

 

보급소

 

3일 후

 

가자

 

주방

 

- 어떻게 나왔어?
- 주둥이 닥쳐

 

쟤들 탈옥하려고 해

 

우릴 찔러?
이 배신자 새끼!

 

간수, 간수!

 

자네군
정말 고마워, 달링 친구

 

간수 숙소

 

됐어

 

뭐, 서로 비긴 셈이네

 

안녕!

 

소개할게
핑키, 울프, 루드비히

 

여긴 멋쟁이 제로

 

군터는 오다가
당했어

 

친구들, 언제 또 만날지
모르겠지만...

 

잠깐만

 

수다 떨 시간 없어

 

잘 지내, 무슈 구스타브

 

행운을 빈다
꼬맹아

 

- 은신처는 어느 쪽이야?
- 못 구했어요

 

은신처가 없어?
그럼 갈 곳이 없단 말야?

 

네, 여기저기
알아보긴 했는데...

 

이해해, 위험하긴 하지
어떻게든 되겠지

 

변장을 하자

 

- 하고 있잖아요
- 아냐

 

가짜 수염이랑
코를 가져오랬잖아

 

- 안 가져왔어?
- 수염 기르시는 줄 알았죠

 

변장하면 어색해
보이지 않겠어요?

 

아냐, 제대로 하면
그럴싸해

 

하지만 네 말도
일리는 있어

 

파나쉬 향수 좀
뿌려줄래?

 

- 몇 방울만 좀 뿌려줘
- 깜박했어요

 

향수도
안 가져왔단 말야?

 

어이없네
어떻게 그걸 잊어?

 

나, 감옥에서 막 나왔잖아
상태가 어떻겠어?

 

몸냄새가
장난 아니라구

 

진짜 기가 막힌다

 

네 고향에선 괜찮겠지만...
어디서 왔댔지?

 

- 아크 살림 알 자밧
- 그래

 

아크 살림 알 자밧에선
흔한 일이겠지

 

거기 사람들은

 

더러운 카펫 깔고
굶주린 염소랑

 

천막에서 지내면서
산나물 캐먹겠지만

 

난 널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어

 

대체 왜, 고향을 등지고
무일푼으로

 

이 머나먼
문명세계에 와서

 

밑바닥 이민자로
사는 거야?

 

여긴 너 없이도
잘만 굴러가는데!

 

전쟁이요

 

뭐라구?

 

아버지는 살해됐고

 

나머지 가족은
총살 당했어요

 

마을은 불탔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도망쳤죠

 

전쟁 땜에
고향을 떠났어요

 

그럼 이민자라기 보다는
난민인 거네?

 

그렇죠

 

그렇담 방금 내가 한 말
다 취소할게

 

내가 바보였어
한심한 멍청이

 

이기적으로 굴었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먹칠을 했어

 

호텔을 대신해
사과할게

 

잘못 없으세요
향수 잊은 게 화나셔서...

 

옹호해줄 거 없어
내 목숨을 구해줬잖아

 

넌 내 친구이자 제자야
무척 자랑스럽다

 

그걸 알아주렴

 

정말 미안해, 제로

 

우린 형제예요

 

우리 예쁜 아가사는
잘 지내?

 

'여명의 황야에
그녀 얼굴이 어리니'

 

'나날이 넋을 잃고
돌아온다'

 

'나의 심장은
소금물에 절인듯...'

 

멋지다, 사이렌 들리지?
일단 튀고

 

뒷부분은 나중에
마저 들려줘

 

50km 이내의
모든 교차로 봉쇄하고

 

100km 이내의
모든 기차역을 봉쇄해

 

대원 50명, 사냥개 10마리
5분내 대기시켜

 

모든 식당과 술집을
철저히 뒤지고

 

특히 대형 호텔들을
쥐 잡듯이 샅샅이 수색해

 

아주 위험한
놈들이다

 

적어도 셋은 그렇지

 

당신 누구요?

 

여긴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는데

 

- 이건 군사 작전이요
- 조플링씨입니다

 

이분 고용주의 어머니가
피해자인...

 

닥쳐

 

데고프 가문에서
일합니까?

 

10월 23일에 코박스가
살해된 걸 압니까?

 

그가 사라진 건
알고 있죠

 

어젯밤 쿤스트 박물관
창고 뒤

 

석관에서 시체로
발견됐소

 

'손가락 4개가 잘렸죠'

 

- 아는 거 있어요?
- 전혀요

 

조플링씨를
밖으로 모셔

 

멘들 빵집이군

 

교환, 엑셀시오르
팔라스 호텔 부탁해요

 

요금은 수신자
부담으로

 

다른 도리가 없어

 

기다리죠
고마워요

 

이게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지

 

절대 아무한테도
발설해서는 안돼

 

- 맹세해?
- 네, 근데 뭐예요?

 

말 못해

 

토스카나 오페라를
초연 전날

 

앞줄 통로 좌석을
어떻게 구할 수 있지?

 

로열 색슨 갤러리를

 

어떻게 통째로
빌려서 구경해?

 

목요일에
쉐 도미니크의

 

구석 테이블을
어떻게 예약하고?

 

아이반, 달링
나 구스타브야

 

5분 전까진 그랬지

 

좀 급하게 나왔어
말뜻 알지?

 

하수구를 통해서...
맞아

 

말 잘라서 미안한데
좀 급하거든

 

공식적으로

 

특별 서비스 요청을...

 

4부
십자 열쇠 협회

 

'다시 전화하지
구스타브'

 

그래, 기다리게

 

죄송합니다
걸어가신다구요?

 

우린 여기니까
아주 쉽습니다

 

도로를 쭉 따라가서
왼쪽이죠

 

조조, 배웅해 드려

 

샤토 룩스의
무슈 조르주 부탁해요

 

생일 축하합니다

 

대신 맡아

 

생일 축하합니다

 

'아이반 자넨가?'

 

알았어

 

팔라조 프린시페사의
무슈 디노 부탁해요

 

더 높이, 빌어먹을
더 높이!

 

대신 맡아

 

- 무슈 조르주
- 더 높이!

 

알았네
바로 하지

 

꼬트 듀 캡 호텔의
무슈 로빈 부탁해요

 

둘, 셋

 

무슈 로빈
무슈 디노 전화예요

 

대신 맡아

 

- 하나, 둘, 셋
- '말하게, 디노'

 

알았네, 디노

 

오케이, 디노

 

리츠 임페리얼의
무슈 마틴 부탁해요

 

너무 짜

 

후추를 덜 넣었어

 

대신 맡아

 

- '로빈, 마틴일세'
- 너무 짜요

 

그렇다고 들었네

 

어쩌면...

 

전화 좀 돌려보지

 

서지 X 실종
코박스 역시 실종

 

마담 D는 죽었고
'사과를 든 소년'은 우리가 훔쳤고

 

드미트리와 조플링은
악독한 냉혈한들이고

 

구스타브는 도주 중...
또 뭐 있지?

 

- 제로는 헷갈려요
- 제로가 헷갈렸군

 

상황이 갈수록 꼬여

 

근데 왜 '꼬인다'라고 하지?
밧줄에 비유했나?

 

글쎄요

 

타!

 

그 집사를 찾았어

 

가벨마이스터 피크
외진 곳에 숨어있는데

 

내일 정오
정상 관측소에서

 

만나기로 설득했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가 다 설명해줄 거야

 

4분 30초 후
기차가 떠나네

 

여기 표

 

- 3등석?
- 자리가 없는데

 

차장이 옛날에 잘 알던
소믈리에였어

 

그가 힘 좀 써줬지

 

식당차에서
이게 필요할 거야

 

마지막으로

 

파나쉬 향수

 

작은 병밖에
없더군

 

감사 표시를
해야 되는데

 

- 얼마 있어?
- 42 클루벡이랑 우표 3장이요

 

25 클루벡 줘
얼른

 

- 정말 고맙네
- 그냥 넣어둬

 

- 솔직히 대단하네요
- '맙소사'

 

전혀 예상 못했어요
이제 어쩔까요?

 

'절름발이 여동생을 만나 봐
이번엔 확실히 하고'

 

이 빌어먹을 자식

 

염병할!

 

이게 대체 뭐야?

 

오빠가 숨긴 거
아니었어?

 

- 이제 봤어?
- 감정 맡긴 줄 알았지

 

그걸 말이라고 해?

 

무슈 구스타브가
가져갔어요

 

서지한테
화난 건 없어

 

용기가 없는 걸
탓할 순 없잖아

 

천성이 겁쟁인 걸
어쩌겠어?

 

- 그게 잘못은 아니지
- 때에 따라서요

 

'때에 따라서'란 말은
다 갖다붙일 수 있잖아

 

그럼요
때에 따라서요

 

그래, 맞아
때에 따라 다르지

 

그렇다고 그 쥐새끼를
가만 두겠다는 건 아냐

 

내가 주례 봐줄까?
결혼식 말야

 

그럼 고맙죠

 

썩 괜찮은 아가씨야

 

가슴은 절벽이고
얼굴의 점은

 

멕시코 모양으로
무진장 크고

 

더운 주방에서
땀범벅됐을 때

 

고릴라처럼 큰
멘들이

 

음흉하게
쳐다보지만

 

이것 하나만은
틀림없어

 

늘 변함없이 사랑스러운
아가씨라는 거

 

왠지 알아?

 

순수하기 때문이지

 

그녀도 당신을
존경해요

 

- 그래?
- 아주 많이요

 

좋은 거네
남자 보는 눈 있으니까

 

그럼 됐어

 

작업 걸지 마요

 

빨래 바구니에서
여자 머리 발견

 

새벽 4시에 피해자가
전보를 받았는데

 

봉투는 발견됐지만
내용물은 없었어요

 

하지만 전신국이 사본을
24시간 동안 보관해서

 

그걸 베껴왔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짐 챙겨', 마침표

 

'즉시 떠날 준비 해'
마침표

 

'가벨마이스터 피크에
은신처', 마침표

 

'이 메시지는 꼭 없애
사랑해', 마침표

 

바구니는 어딨어?

 

외진 곳
가벨마이스터 피크

 

어디 가요, 아저씨?

 

스키, 썰매타기, 등산?

 

3 클루벡이에요

 

'난 아가사에게
전보를 보내'

 

'미리 정한 은신처로
오라고 했네'

 

'네벨스바드 외곽에
있는 집시촌'

 

'나와 구스타브는
동쪽으로 갔지'

 

'주브로브카 알프스'

 

'사라진 집사 서지 X를
만나기로 한 곳으로'

 

'혹시 몰라서
역에 진입하기 직전'

 

'기차에서 뛰어내렸네'

 

파나쉬 향수군

 

정오
정상 관측소

 

전망 하나만큼은
끝내주는군

 

동감이에요

 

'허공을 수놓으며
떨어지는 눈송이'

 

- '순수하고 완벽한...'
- 누가 와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무슈 구스타브?

 

- 네
- 다음 케이블카 타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무슈 구스타브?

 

- 네
- 나랑 바꿔 타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무슈 구스타브?

 

- 네
- 이걸 입고 노래해요

 

- 그랜드 부다페스트의...
- 네, 나예요!

 

고백해요

 

난 결백해요!

 

네?
그게 아뇨

 

용서하세요, 무슈 구스타브
배신할 의도 없었어요

 

그놈들이 날 협박했고
유일한 혈육도 죽였죠

 

저런!
또 누굴 죽였는데?

 

- 제 동생이요
- 절름발이 여동생?

 

- 네
- 개자식들!

 

처음엔 당신한테
경고하려 했는데...

 

알아, 달링
그건 이제 잊자구

 

곤란하겠지만
내 누명부터 좀 벗겨줘

 

- 슬픈 건 알겠는데...
- 더 있어요

 

- 스토리가 길죠
- 알았어, 말해

 

마담 D가
자신이 살해될 경우

 

집행할 두 번째
유언장을

 

작성하는 현장에
제가 있었죠

 

- 두 번째 유언장?
- 네

 

- 살해될 경우에?
- 네

 

- 근데?
- 놈들이 없앴어요

 

- 맙소사
- 하지만

 

- 응?
- 제가 사본을 만들었죠

 

두 번째 유언장의
사본?

 

- 네
- 그리고?

 

그게 어딨는데?
뭐라고 적혔어?

 

뜸들이지 마
이 악몽을 끝내달라구

 

어떻게 된 건지
다 말해줘!

 

서지?

 

서지?
서지!

 

망할!
목을 졸라서 죽였어

 

빨리요!
타세요!

 

- 잡으면 어떡하죠?
- 몰라

 

미친 살인마잖아
썰매 세워

 

못 세워요
조종도 힘든걸요

 

동계 게임

 

출발선

 

결승선

 

이 완전 또라이 미친놈
난 니가 싫어!

 

'이것이 끝이라면 안녕히!
다친 소년이 울부짖었다'

 

'총구에 불꽃이 일자
자작농들은 환호하고'

 

'성벽은 무너졌다'

 

'이것이 내 마지막 숨결이라
그가 말하니...'

 

젠장!
네가 해치웠어!

 

참 잘했어, 제로!

 

구스타브
넌 감옥을 탈옥했다

 

지금 투항하면
합당한 처우를

 

약속하겠다

 

도망칠 생각 마라

 

- 어쩔래요?
- 몰라

 

감옥에 다시 가느니
여기서 떨어져 죽을래

 

그 싸이코 바이크 타고
아가사한테 가서

 

'사과를 든 소년' 챙겨서
멀리 도망가요

 

기발한 생각이야, 제로
고마워

 

자신의 소임을
다하다 죽은

 

집사를 위해
묵념하자

 

안녕, 서지

 

이제 됐어
튀어!

 

5부
두 번째 유언의 사본

 

'전쟁은 자정에
시작됐네'

 

'파이펠슈타드는
폭격으로 초토화됐고'

 

'10개 부대가
서쪽 국경을 넘었고'

 

'사령부는
네벨스바드로 왔지'

 

24시간 후

 

장교분들께 보내는
멘들씨 선물이에요

 

장군님이 정원이 보이는
객실을 요청하셨어

 

레오폴드 공작
스위트로 모셔

 

보로니에키 총장
전보인데

 

하루 일찍 오신다니까
401호부터 403호까지

 

전술 군수지원
부대는

 

3층 더블룸으로
옮긴다고 해

 

그 방은
좀 작지 않을까요?

 

시작의 끝, 끝의 시작이
시작된 거야

 

잊혀진 유령 마을의 술집
망가진 피아노에서

 

울려 퍼지는
슬픈 피날레

 

그런 참상은 보기 싫어

 

저도요

 

그랜드 부다페스트가
군부대 막사촌이 돼버렸어

 

다신 호텔의 문턱을
넘어볼 수가 없겠지

 

- 저도요
- 다시는...

 

아뇨, 당장
들어가야 될 것 같은데요?

 

드미트리

 

아가사!

 

어서 오십시오, 데고프씨
무슈 척입니다

 

킹 페르디난트 스위트룸
준비해놨습니다

 

본 슈레커 장군님이
여쭈시길...

 

- 저건 누구지?
- 네?

 

저 여자가 내 그림을 가진 것 같아
실례하네

 

- 6층이요
- 기다려

 

6층

 

멘델씨가 보낸
선물입니다

 

직원용 엘리베이터

 

이봐

 

큰 물건을 든
빵집 아가씨 봤나?

 

1분 30초 전에?

 

네, 데고프씨와
엘리베이터 탔어요

 

고맙네

 

미안하지만
넌 누구니?

 

- 새 로비 보이 오토예요
- 제대로 교육 못 받았군

 

로비 보이는 그런 정보
발설해선 안돼

 

입에 자물쇠 채워
알았어?

 

멋진 그림이군

 

6층입니다

 

'사과를 든 소년'
어딨어?

 

넌 알 거 없어!

 

다신 쫑알대지 못하게
끝장내주마

 

무기 버려!

 

사격 중지!
사격 중지!

 

쏘지 마!

 

누가 누굴 쏘는 거야?

 

구스타브는 탈옥한 살인자에
예술품 도둑이요

 

놈을 구석에 몰았소

 

드미트리 데고프는

 

코박스와 서지 X
그의 절름발이 여동생

 

자기 어머니를 죽인
살인 용의자요!

 

아무도 움직이지 마
전부 체포한다

 

창밖에 누구야?

 

아가사!

 

310호야

 

기다려!
내가 갈게!

 

방해 마시오

 

그림 뒷면에...

 

아가사!

 

- 괜찮아?
- 응

 

그림 뒷면에
뭔가가 있어

 

기밀

 

내가 살해될 경우에
개봉할 것

 

'그녀는 전재산을
무슈 구스타브에게 남겼지'

 

'루츠 성으로
불리던 저택'

 

'무기, 약, 직물을
만들던 공장들'

 

배심원단

 

'주요 신문사 조합'

 

모든 혐의 무혐의

 

'그리고 이미
짐작했겠지만'

 

살해된 백작 부인의 아들
행방을 감추다

 

'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그분은 날
후계자로 지정했네'

 

'전쟁 동안
난 옆방에 붙어있는'

 

'작은 책상에서
이 나라를 위해 일했지'

 

'그는
그의 여자들과 똑같았네'

 

'불안하고 허영스럽고
천박하고 금발에 외로웠지'

 

'끝엔 부자가 됐고'

 

'하지만 노인이
되지는 못했네'

 

'오늘 이 자리에서...'

 

'내 사랑 아가사도'

 

'그녀와 우리 아들은
2년 뒤'

 

'프로이센 독감으로
세상을 떠나버렸지'

 

'지금은 1주면 치료되지만
그땐 수백 만명이 죽었어'

 

'점령된지 21일 째'

 

'주브로브카 공화국이'

 

'공식적으로
사라진 날'

 

'우린 구스타브와
루츠로 향했네'

 

전에 자네가 물었던
질문 말인데

 

대답은
'물론이지'야

 

제로가 내 호텔 경력의
시작을 물어봤었어

 

옛날에 난
그랜드 부다페스트에서

 

최고의 로비 보이였어

 

내 생각에는...

 

근데 이 친구가
날 능가했지

 

물론 훌륭한 스승
덕분이지만

 

맞아요

 

'빛나는 이 두 형제는
어디서 왔기에'

 

'일순간에 단합하여'

 

'창밖에 별이 총총한
하늘을 지나는가'

 

'하나는 동쪽에서
하나는 서쪽에서'

 

아주 훌륭해

 

작업 걸지 마요

 

왜 또 보리밭에서
서는 거죠?

 

11월 17일
루츠 대공습 시작

 

검은색 군복이
무지 칙칙하네

 

안녕하시오
댁들 얘길하고 있었죠

 

- 서류 봅시다
- 기꺼이, 항상 그렇듯이

 

진짜 군대의
군인들을

 

이렇게 만나긴
처음이군요

 

반갑소

 

세상은 변해도
우린 똑같잖아

 

3급 취업 허가
이민 비자요, 달링

 

읽어봐요

 

특별 여행 허가서

 

- 밖으로 나와요
- 그냥 있어

 

경고하는데
이 친구 건드리면

 

당신을 불명예
제대시키고

 

해지기 전에
처형되게 만들 거야

 

'도살장처럼
변해버린'

 

'이 잔혹한 세상에도
한줄기 희망은 있지'

 

염병할 곰보
파시스트 놈들!

 

'바로 그가
그 희망이었네'

 

'무슨 말을 더 하겠나?'

 

그래서
어떻게 됐죠?

 

그는 놈들의
총에 맞았어

 

그래서 내가
다 상속받았지

 

'식사 후 객실 열쇠를
받으러 갔는데'

 

'무슈 장은
자릴 비웠더군요'

 

우릴 잊었나 보군

 

'물론, 최근 들어'

 

'그랜드 부다페스트와
같은 곳들은'

 

'거의 예외 없이
공유지가 됐지요'

 

'그와 새 정부와의
협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건 공공연한
비밀이었죠'

 

'제로 무스타파가
막대한 재산을'

 

'돈은 많이 들고 적자 투성인
이 비운의 호텔과 맞바꾼 거예요'

 

'왜일까?'

 

'그저 감상적인
이유로?'

 

'평소의 나라면
묻지 않았겠지만'

 

'내 정신건강을 위해'

 

'꼭 이유를
알아야 했죠'

 

결례가 될까
묻기 조심스러운데

 

아니, 괜찮네

 

이 호텔이
사라져버린 그의 세상과

 

선생님을 이어주는
끈입니까?

 

그의 세상?

 

아니
그렇지 않아

 

둘이 같은
일을 했는데

 

그럴 필요가 있나

 

아니

 

이 호텔은
아가사를 위한 걸세

 

우린 여기서
행복했네

 

잠깐 동안은...

 

솔직히 내 생각에
구스타브의 세상은

 

그가 들어서기 전에
이미 사라졌네

 

그는 그저

 

자신의 환상 속에서
멋지게 산 거지

 

- 올라갈 건가?
- 아뇨, 더 있을게요

 

굿나잇

 

'그 다음 주'

 

'난 남미로 향했고'

 

'아주 긴 여정을
시작했어요'

 

'오랫동안 유럽에
돌아가지 않았죠'

 

'그곳은 고혹적인
유적이었어요'

 

'하지만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죠'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으로부터
영감을 받음

 

출생: 1881년, 비엔나
사망: 1942년, 페트로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