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Sunshine.of.the.Spotless.Mind.2004.Bluray.1080p-Grym Downloaded from torrentkim.net

고맙소이다

 

몬타우크행 기차는
플랫폼 B...

 

2004년 발렌타인데이에
관한 푸념들

 

오늘은 카드 회사가 만든 날로

 

사람들 기분을 엿같이 만든다

 

난 회사 땡땡이 치고

 

몬타우크행 기차를 탔다

 

영문을 모르겠다

 

그다지 기분파도 아닌데

 

아침에 깰 때 찝찝했을 뿐

 

카센터에도 가야 하는데

 

신디, 조엘이에요

 

몸이 좀 안 좋아서요
식중독인가 봐요

 

바닷바람이라 무지 춥군

 

2월의 몬타우크에서, 조엘

 

찢었나 보네
언제 그랬지?

 

2년 만에
처음 쓰는 일기로군

 

모래라기보단...
작은 돌멩이구만

 

누군가 만나고 싶은데

 

그런 인연은 없을 성 싶다

 

낯선 여자와 눈도 못 맞추니

 

나오미와 다시
만날지도 모르겠다

 

착한 여자였다
착한 거 좋잖아

 

또 날 사랑했고

 

왜 내가 사랑하게 되는 여자는
내게 관심도 없는 걸까?

 

몬타우크

 

- 안녕하세요?
- 네?

 

- 안녕하냐고요
- 네, 안녕해요

 

가도 되죠?

 

- 어디까지 가요?
- 록빌 센터

 

웬일이니! 나돈데

 

- 정말?
- 인연이네

 

나 본 적 있어요?

 

- 반즈 앤 노블 서점은?
- 갔었죠

 

거봐! 봤대도요

 

거기서 일한 지...
5년 된걸요

 

- 봤다면 기억할 텐데
- 머리 때문이에요

 

- 어떤?
- 염색했거든요

 

완전 딴 사람이 됐죠

 

블루 루인이란 색인데
이름이 세련됐죠?

 

좋네요

 

컬러들 명칭이
전부 세련됐어요

 

레드 메너스, 옐로우 피버
그린 레볼루션

 

- 이름 짓는 것도 직업이겠죠?
- 설마 그러려고요

 

헤어 컬러라고 해봤자
50여 종일 텐데

 

누군가는 해야죠

 

'오렌지 빛 고엽제'
내가 만든 거예요

 

- 난 변덕이 장난 아니죠
- 아닐 거 같은데요

 

날 모르잖아요
그러니 장담 못 하지

 

미안해요
좋게 말하려던 거 뿐인데

 

네, 이해해요

 

- 난 클레멘타인이에요
- 조엘이에요

 

반가워요

 

이름 갖고 놀리기 없기!

 

그럴 리는 없겠다
착한 천사표니까

 

- 놀릴 게 있어야 놀리죠
- '넓고 넓은 바닷가에'

 

- 감도 안 오는데요
- 이렇게까지 해도?

 

- 간첩이에요?
- 들켰네

 

♪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 몰라요?
- 미안해요

 

놀림 받는 건 안됐지만
예쁜 이름인걸요

 

어원이 인정 많단 뜻이죠?

 

이름은 그래도
나 앙심 품은 못된 여자예요

 

- 전혀 안 믿겨요
- 왜 안 믿길까?

 

글쎄요, 그냥...

 

착하게 보여서요

 

나까지 착하다고요?
다른 말 없어요?

 

난 내가 착한 것도
남이 착하게 구는 것도 싫더라

 

조엘?

 

조엘 맞죠?

 

그래요

 

소리쳐서 미안해요

 

기분이 영 꽝이라

 

이런 말 황당하겠지만
그쪽, 착해서 좋아요

 

내 변덕에 언제
발동 걸릴지 몰라도

 

당장은...
착한 게 좋네요

 

할 일이 좀 있어서...

 

- 어머, 미안해요
- 이것저것...

 

끄적댈 것이 좀...

 

- 이봐요, 세상에...
- 잘 가요

 

웬만하면 타고 가요

 

- 추운데
- 마다 않죠, 얼어 죽겠는데

 

- 스토커 아니죠?
- 스토커라니?

 

자기가 말 걸어 놓곤

 

지침서에 나온 낡은 수법이에요

 

스토커 지침서라는 게 있다고요?

 

한번 읽어봐야겠네

 

살짝 간 애처럼 굴어서
미안해요

 

괜찮아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한잔 할래요?

 

있는 건 술뿐이라...

 

됐어요, 되게 뻘쭘하네
잘 가요

 

블루 루인 두 잔!

 

- 땡큐
- 쭉 들이켜요

 

알딸딸해져야
어떻게 찔러보지

 

농담이에요
쫄긴!

 

- 입에 지퍼를 채웠네
- 미안해요

 

워낙 맹숭하게 사는 터라

 

직장 아니면 집이라
얘깃거리도 없어요

 

일기장만 봐도 완전히...

 

무미건조하죠

 

그럼 속상하거나
초조하지 않나?

 

난 잘 살고 싶어서
조바심 나던데

 

누릴 건 다 누리고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고

 

생각은 하죠

 

정말 착하다!
이 말이 절로 나오네

 

우리 결혼할 거야
확실해요

 

그렇군요

 

언젠간 나와 찰스강에 갈 거야

 

이맘때는 꽁꽁 어는데

 

- 으스스하네
- 그러니까

 

우리 소풍 가요

 

밤 소풍은 색다른 묘미가 있죠

 

재미있겠네

 

- 근데 이제 가봐야 돼요
- 가지 말아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돼서...

 

그럼 전화 줘요
그래 줄 거죠?

 

좋아요

 

전화로 발렌타인데이
축하해줘요

 

꼭 듣고 싶어

 

- 왜 이제 해요?
- 막 들어왔어요

 

- 나 보고 싶어요?
- 이상하게 그렇네

 

- 거 봐요, 나랑 결혼한대도
- 그러게

 

내일 밤 허니문 가는 거예요?

 

꽝꽝 얼었으니 걱정 마요

 

- 어째 불안한데
- 얼른 와요, 어서 오래도

 

눈이 부시네!

 

그렇죠?

 

멀리 가지 마요

 

- 괜찮아요?
- 이런!

 

궁둥이 아파 죽겠네!

 

- 이만 나가요
- 어서요

 

- 왜요?
- 깨지면 어떡해!

 

지금 그런 생각이 들까?
냉큼 이리 와요

 

미끌미끌!

 

- 은근히 재미있네
- 뭐 보여줄게요

 

- 뭐하게?
- 누워요

 

어서요

 

- 금 갈 텐데
- 금 안 가요

 

깨지지도 않고

 

별자리 알려줘요

 

하나도... 모르는데

 

- 하나라도 있겠지
- 알았어요

 

어디 보자...

 

- '오시디어스'네
- 어디?

 

저기, 보여요?

 

호를 그리면서
십자모양을 했잖아요

 

- 순 뻥이죠?
- 아니, 저거잖아요

 

- 호에 십자형!
- 그만 놀려요!

 

클레멘타인...

 

그만 일어나요

 

이런

 

깨워서 미안한데
다 왔어요

 

그쪽 집에 가도 돼요?

 

자고 싶은데
너무 피곤해요

 

그러죠, 뭐

 

칫솔 갖고 올게요

 

- 네?
- 괜찮아요?

 

무슨?

 

뭐 도와줄까요?

 

아뇨

 

여긴 어떻게?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군요

 

알았어요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이터널 선샤인

 

각본 - 찰리 카우프만

 

- 159번 집이야
- 뭐라고?

 

- 어딘지 잘 모르겠군
- 젠장, 불이라도 좀 켜놓든지

 

- 어딘지 잘 모르겠군
- 젠장, 불이라도 좀 켜놓던지
감독 - 미셸 공드리

 

- 저 사람이야?
- 아마도

 

맞네

 

- 조엘
- 프랭크

 

기막혀!

 

달랑 한 장 온 카드가
엄마가 보낸 거라니

 

비참하다

 

클레멘타인 진짜 쿨하더라

 

발렌타인데이 맞이
계획이라도?

 

라쿠나 사

 

없어

 

하루 전인데 예약 안 하면
햄버거로 때우게 돼

 

일명 러브 버거!

 

- 감자튀김도 하실라우?
- 나 그만 가서 자야 돼

 

8시 반인데?

 

패트릭, 그만해

 

큰일날 뻔 했네

 

슬슬 시작하자

 

조용!

 

그거 좀 벗어

 

- 조엘이구나
- 프랭크

 

달랑 한 장 온 카드가
엄마가 보낸 거라니

 

비참하다

 

클레멘타인 진짜 쿨하더라

 

발렌타인데이 맞이
계획이라도?

 

없어

 

하루 전인데 예약 안 하면
햄버거로 때우게 돼

 

일명 러브 버거!

 

저런

 

발렌타인 사흘 전이라
화해하려고 내가 총대를 맸지

 

근데 전화했더니
번호를 바꿨더군

 

그래서 선물부터 사러 갔어

 

좀 이른 발렌타인데이
선물을 주려고

 

근데...
어땠는지 알아?

 

어떤 영계 하나 끼고선

 

날 난생 처음 보는
사람처럼 굴더라고

 

찾으시는 책이라도 있으세요?

 

- 클레멘타인
- 패트릭, 우리 자기 왔네

 

- 웬일이래?
- 너 놀래주려고

 

언제든 말씀하세요

 

- 좋아라
- 일은?

 

왕 따분하고 왕 피곤해

 

- 자기하고 눕고 싶다
- 좋지

 

왜...

 

나한테 왜 그랬을까?

 

- 한 대 피울래?
- 롭, 그러지 좀 마

 

너무 솔직하다고
벌주는 걸 거야

 

- 집에 가볼까 봐
- 가면 안 돼

 

- 그건 너무...
- 하긴, 너무 비굴하지

 

완전히 끝내자는 신호로 여겨

 

그렇지?

 

까짓거 톡 까놓고 말해줄게

 

하지 마, 뭘 하려고?

 

그럼 무슨 뾰족한 수라도 있어?

 

이러다 우리가 싸우겠다

 

내 말이!
조엘은 애가 아냐

 

싸고돌지 말라고

 

네 빨래는 네가 해!

 

차라리 잘됐네
좋아

 

이거야

 

클레멘타인이 조엘을
기억에서 삭제했으니

 

그녀에게 둘의 관계를
언급 말 것, 라쿠나 사

 

- 뭐야?
- 그런 일을 하는 곳인가 봐

 

라쿠나 사

 

라쿠나 사입니다

 

죄송한데 새해부턴
그 일을 안 해요

 

네, 어디 보자...

 

5일은 어떠세요?

 

수요일이요
성함이?

 

낮에 연락되는 전화번호도

 

그럼 그때 뵐게요

 

어떻게 오셨죠?

 

- 전 조엘 배리쉬인데...
- 네?

 

조엘 배리쉬인데
박사님 성함이...

 

'하워드 미어즈왝'
작성해주세요

 

- 얘기만 할 건데
- 그래도 하셔야 해요

 

고맙습니다

 

- 펜이 없는데
- 거기 있어요

 

라쿠나 사입니다

 

새해부턴 그 일을 안 하는데요

 

배리쉬 씨?

 

- 기분은 어떠세요?
- 사실 별로예요

 

- 깜짝이야!
- 미안, 난...

 

일하잖아

 

- 여기요
- 고마워

 

보면 안 되는 건데
죄송하게 됐습니다

 

이거 장난이죠?
그 애가...

 

- 절대 아닙니다
- 아니에요

 

이건 말도 안 돼요

 

파일은 극비라
보여드릴 수는 없고

 

크루친스키 양은 힘들어하면서

 

다 잊고 싶어 하길래
그렇게 한 겁니다

 

힘들어하면서
다 잊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해준 거다!
이게 말이 돼?

 

- 착해서 좋다고 할 땐 언제고
- 젠장!

 

롭, 웬만큼 해 둬

 

- 그래, 괜찮아
- 나 새장 만들잖아

 

원래 그런 애려니 해
좀 욱하잖아

 

재미 삼아 해본 거겠지

 

재미 삼아?

 

왜, 왜, 왜!
왜 그런 건데!

 

잠깐만요!
막무가내로 들어오네요

 

- 당장 해줘요
- 발렌타인데이 전날이라...

 

괜찮아, 매리

 

- 다들 기다리는데
- 안으로 들어오시죠

 

이 부인 좀 모셔줘
살펴가세요

 

이제...

 

가장 먼저 하셔야 할 일은

 

클레멘타인과 관계된 건
모조리 모아오는 겁니다

 

전부 다요

 

그걸 이용해서 선생 머릿속에
그녀의 기억회로를 만드는 거죠

 

사진부터
옷, 선물도 그렇고

 

그분께 받은 책도 챙기세요
둘이 산 CD나

 

일기장도요

 

집안을 정리하며

 

클레멘타인도 털어버리세요

 

구성된 기억회로에 따라
오늘 밤 삭제에 들어갑니다

 

그러고 나면
아침에 일어나서부터는

 

새로운 삶이 선생을 맞을 거예요

 

정신이 있어 없어!

 

죄송합니다
한 달에 세 번은 못 합니다

 

방침이 그래요
오셨어요, 배리쉬 씨?

 

네, 여기 있어요

 

급하시다니까
3월 1일에 오셔서

 

상담부터 받고...

 

그럼 이번 주 언제가 좋으세요?

 

- 배리쉬 씨!
- 오후에는 꽉 차 있어요

 

내일 12시 15분은 어떠세요?

 

발렌타인데이 때문에
2월은 좀 바빠요

 

스탠이라고 베테랑 기술자죠

 

- 오늘 밤 맡아서 처리해줄 겁니다
- 반갑습니다

 

전 조엘 배리쉬고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려고 왔습니다

 

이제 클레멘타인에 대해
말씀해보시죠

 

전 나오미란 여자와...

 

동거를 했어요
두어 해 전에요

 

그때 친구네 부부가
바닷가로 초대를 했는데

 

나오미가 못 간다고 해서
저 혼자 갔죠

 

거기서 클레멘타인을 만났어요

 

죄송해요

 

최근 기억부터
거꾸로 지워 나갈 겁니다

 

기억엔 감정의 중심부가 있는데

 

그 부분을 없앨 때
기억 말소가 오고

 

아침에 일어나면
타깃으로 삼은 기억들은

 

꿈처럼 희미해지거나
사라질 거예요

 

뇌가 손상될 수도 있나요?

 

이 과정 자체가
뇌 손상인 겁니다

 

하지만 과음한 날 정도의
충격만 주는 거죠

 

편하세요?

 

지워 나갈 기억의 회로를
만들 겁니다

 

시작하세, 오늘 밤 손보려면
지금 해 둬야지

 

물건에 대해 반응해주세요

 

- 거기 얽힌 사연은...
- 그냥 생각만 하는 게

 

감정이 더 정확히 읽혀요

 

- 기억에 집중만 하세요
- 죄송해요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데요

 

좋아요
다른 물건입니다

 

다음!

 

여기요

 

감자인형이라...
다음!

 

- 기억에 집중하세요
- 나 좀 도와줄래?

 

나 좀 도와줄래?

 

전압조절기 좀 봐줘

 

- 전압은 정상인데
- 그래?

 

근데 시원하게 삭제되질 않아

 

이 과정 자체가
뇌 손상인 겁니다

 

접속 좀 확인해봐

 

여기 계셨군요

 

대체...

 

저게 어떻게 된 거죠?

 

전 여기 있는데, 어떻게...
'데자부'로군요!

 

- 이건 참...
- 시작하세

 

- 오늘 밤 손보려면 지금 해 둬야지
- 오늘 밤 손보려면 지금 해 둬야지

 

내 머릿속에 들어왔군요

 

그럴 겁니다
그렇게 보이네요

 

아주 좋아요

 

끝나고 물건을 없애야만

 

어디서 난 건가 하는
불상사를 막죠

 

- 패트릭?
- 응

 

- 패트릭...
- 패트릭?

 

- 웬 전선이 이렇게 많아?
- 장비가 많으니까

 

- 됐어
- 제대로 연결한 거 맞아?

 

- 기분은 어떠세요?
- 여기요

 

- 이래도 될지...
- 이렇게 해보지

 

- 거의 됐어
- 일기장이 한몫 할 겁니다

 

'누굴 만났는데 어쩌면 좋을까'

 

'클레멘타인이라는 멋진 여자다'

 

맙소사!

 

- 왜?
- 조심 좀 해

 

진정하라고

 

- 멀쩡하구만
- 일내지 말자

 

하나 건졌어

 

- 쓰레기장이 따로 없네
- 아파트잖아, 패트릭

 

패트릭...

 

쓰레기장까진 아니고
좀 후진 정도지

 

퀴퀴한 냄새도 나

 

일 좀 하면 안 될까?
할 일이 태산이야

 

- 알았어
- 어서

 

널 마지막으로 본 때로군

 

- 새벽 3시야
- 있잖아

 

내가 자기 차 뽀갰어

 

음주운전 했군
기막혀!

 

좀 취한 거 갖고
뭘 기막히기까지 하냐?

 

기막히지
사람 죽일 수도 있는 짓을 한 거야

 

죽였는지도 모르니
뉴스라도 볼까?

 

아니면 사고 낸 흔적 있나
차에 가 봐?

 

잔소리 수준이 아줌마야

 

그러는 넌?
고주망태고?

 

뭐 그런 올드한 표현을
다 쓰냐?

 

솔직히 말해
늦게 와서 뚜껑 열린다고

 

우리의 밴댕이 씨께선
궁금해 돌아가시겠지

 

'저게 누구하고 뒹굴고 왔나?'

 

내 보기엔 너 뒹굴다 왔어

 

친해지려면 자고 보잖아

 

미안해, 진심이 아냐

 

열쇠 여기 있어
이젠 필요 없어

 

화나고 속상해서
내뱉은 말이야

 

클레멘타인?

 

됐다!

 

매리도 온대
희소식이지?

 

오는 건 반가운데
날 안 좋아하는 거 같아

 

괜한 소리!

 

그럼 내 여자친구도 불러야겠다

 

- 맘대로 해
- 내가 말했나? 알았어

 

- 여자친구 생긴 거 말했나?
- 일에 집중하자

 

실은 상황이 좀...

 

- 엽기야, 여자친구 일 말이야
- 어련하겠냐

 

어떻게...

 

- 집에 데려다 줄게
- 꺼져, 이 나쁜 놈아!

 

주위를 봐
산산조각 나고 있어

 

네가 그랬듯 널 지우며
행복해하고 있다고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내 말 들려?

 

아침이면 넌 사라져!

 

같잖은 러브스토리에
딱 맞는 결말이지!

 

나 좋아하면
문제 있는 여자야?

 

아니, 그냥 웃겨서

 

이 남자하고 나하고
누가 더 잘생겼어?

 

패트릭, 일하자

 

지난주에 기억 지웠던...

 

감자인형 갖고 있던 여자

 

- 그 여자가?
- 그 여자가 이 남자 여자친구야

 

이젠 아니지
우리가 해결했으니까

 

그 여자한테 뿅갔어

 

- 뭐? 이런 천하에...
- 뭐가?

 

- 의식도 없었잖아
- 너무 예쁘길래...

 

팬티도 슬쩍한걸

 

- 미쳤다!
- 왜? 입던 것도 아닌데

 

- 변태 같은 소리 그만해
- 입던 거 아냐

 

- 닥치고 일이나 해
- 하면 되잖아

 

실은...
얘기 안 끝났어

 

삭제작업 끝낸 다음
데이트 신청했어

 

뭘 해?

 

- 말도 안 돼...
- 그건 너무...

 

파렴치한 짓이야!

 

그 정도는 아니다, 뭐

 

그렇게 보지 마
뭐 어때서?

 

여자 팬티를 훔쳤다며!

 

누군가 있어

 

걔가 네 팬티 훔쳤대

 

누가 있다고 그래

 

조엘, 내 부츠 어디 있어?

 

그걸 왜 보여주는데?
영어 몰라?

 

1회분이라고 했잖아
1회분

 

마약 주세요!

 

내가 너 때문에 아주 미친다

 

벼룩시장에 두고 올걸

 

중독되는 거 아니야?

 

마구 먹어대다가 말이지

 

갈래?

 

- 아기 갖고 싶어
- 나중에 얘기해

 

싫어, 아기 가질래

 

- 준비가 안 됐어
- 너나 그렇지

 

- 애를 키울 순 있고?
- 뭐?

 

- 여기서 말하긴 그래
- 그딴 건 왜 묻는 건데?

 

말하기 싫대도!

 

사람 기막히게 해 놓고
꽁무니 빼면 다야?

 

- 미안해
- 나 좋은 엄마 될 수 있어

 

똑 부러지게 키울 수 있다고

 

문제는 너야
희생하기 싫다 이거지

 

- 기억이 사라져!
- 넌 봉 잡은 줄 알아

 

- 여기서 끝내자
- 좋아

 

벼룩시장에 떨궈 놓고 갈 테니

 

죽을 때 앉을
흔들의자나 장만해

 

- 패트릭
- 왔어?

 

밖이 너무 추워

 

- 금방 찾았고?
- 응

 

둘이 뜨겁네

 

불쌍하다!

 

- 진짜 술 같은 건 없어?
- 안 찾아봤는데

 

- 뒤져 봐라
- 내가 할게

 

나 싫어하잖아
난 여자 복이 없나 봐

 

팬티에 손 안 대면
또 아냐?

 

- 스탠, 더 있어
- 안 돼

 

들었어

 

- 너도 마실래?
- 아니, 됐어

 

'망각한 자는 복이 있나니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

 

니체가 '선악을 넘어'에서
한 말이야

 

- 잠언집에서 봤어
- 그게 뭔데?

 

유명한 말만 인용해 놓은 책이야

 

우리 선생님 말도 적어야 돼

 

물론!
명언제조기잖아

 

- 깰 수도 있어?
- 그건 불가능해

 

왜 자기 얘긴 안 해?

 

난 숨기는 거 없는데

 

치부까지도 다 털어놨고

 

날 못 믿는구나

 

계속 떠들어야
마음이 전해지는 건 아냐

 

누가 그러재?

 

널 알고 싶을 뿐이야

 

나 계속 떠든 적 없어
매도하지 마!

 

서로 나눠야 하는 거야
그러면서 정이 들지

 

- 그걸 갖고 면박을 주냐!
- 미안해

 

내가 워낙 맹숭하게 살아

 

일기라도 읽어 볼래

 

뭘 쓴단 건 생각과 열정
사랑이 있다는 거니까

 

2003년 11월 19일

 

또 중국집에서 저녁을 때웠다

 

우리도 딱한 커플이
돼가는 걸까?

 

둘이 멀뚱하게 앉아
먹어대기만 하는...

 

그건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해

 

예쁘다

 

- 치킨 어때?
- 맛있어

 

- 더 줘?
- 아니, 됐어

 

또 취해선 황당한 짓 하겠지

 

머리 감고 나면
비누에 묻은 머리칼 좀 뗄래?

 

- 그래, 더러웠겠다
- 난...

 

- 그냥...
- 찝찝했구나

 

찝찝했어

 

일 좀 하자, 패트릭?

 

안녕, 오렌지야

 

패트릭이구나
나 지금 너무 비참해

 

- 왜 그래?
- 몰라, 모든 게 혼란스럽기만 해

 

뭐가 혼란스러운데?
아무 일도 없잖아

 

- 나 사랑해?
- 물론이지

 

교양서적은 어디 있지?

 

- 나 못생겼어?
- 아니, 너 예뻐

 

- 내가 가야겠다
- 안 돼

 

나 몰골 엉망이야

 

- 내가 가서 기분 풀어줄게
- 알았어

 

잠깐 나갔다 올게
여자친구가 힘들어해

 

남의 기억 지우다 말고...

 

가라고 해
내가 도우면 되지, 뭐

 

- 내가 싫어서 보내고 싶어해
- 가라

 

고마워
금방 갈게, 오렌지야

 

예뻐?

 

- 추리닝 색깔에 맞췄지
- 맘에 들어, 꼭 오렌지 같아

 

오렌지 소녀 클레멘타인

 

- 상큼한 과즙이 줄줄...
- 맘에 들어

 

나 오렌지 광이지롱!

 

- 그림자 오리 볼래?
- 오렌지...

 

- 그걸 어떻게 알았대?
- 누가 뭘 알아?

 

맙소사!

 

클레멘타인!

 

클래쉬야말로
제대로 된 록밴드야

 

- 다 이유가 있다고
- 멋져

 

'격돌'이란 뜻으로
사회정의를 외쳤지

 

우리 선생님도 기여했어

 

- 하긴...
- 사람들을 다시 시작하게 했지

 

아기를 보면 순수하고

 

자유롭고 순결하지만

 

어른은 슬픔과 공포에...
찌들었어

 

그걸 선생님이 없애주잖아

 

오, 이런

 

- 자기야, 왜 그래?
- 나도 몰라

 

괜히 무섭고
내가 사라지는 거 같아

 

살갗도 벗겨지고
늙어가는 거 같다고

 

- 늙긴 누가!
- 말이 안 된단 거 나도 잘 알아

 

- 오렌지야...
- 혼란스러워

 

- 정말 모르겠어
- 괜찮아, 걱정 마

 

춤추러 나가자
나와 몬타우크 갈래?

 

- 몬타우크?
- 아니!

 

- 보스턴이 낫겠다
- 다음 주말에 가자

 

아니, 지금 가야 돼
꽁꽁 언 찰스강을 봐야겠어

 

조엘입니다

 

메시지 남겨주시면 연락드리죠

 

받아 봐

 

여보세요
왜 그래?

 

여자친구한테 문제가 생겼어
혼자 해주면 안 될까?

 

- 정말 미안하다
- 걱정 마, 자동조종 걸어놨어

 

- 너밖에 없다
- 이만 끊을게

 

찰스강...

 

'자기와 찰스강에 있다니
지금 죽어도 좋아'

 

'이렇게 행복한 기분
난생 처음...'

 

- 너무 기대돼
- 나도 기대만빵이야

 

실은...

 

줄 게 있어

 

발렌타인데이 선물
미리 땡길게

 

- 와, 뭔데?
- 글쎄, 열어봐

 

너무 예뻐!

 

- 맘에 들어?
- 딱 내 취향이야

 

맘에 드는 액세서리
받아보긴 처음이야

 

고마워

 

- 가자
- 그래

 

- 조엘?
- 왜, 오렌지야?

 

나 못생겼어?

 

어릴 땐 그렇게 생각했어

 

벌써 눈물이 나네

 

아이로 사는 건
참 외로운 거 같아

 

자긴 그거 모를걸

 

나 8살 때...

 

인형을 모았거든

 

제일 좋아한 못난이를
'클레멘타인'이라 부르곤

 

맨날 소리쳤어
못생기지 말고 예뻐지라고

 

황당하지만
걔가 변신하면

 

마법처럼
나도 예뻐질 거 같아서

 

- 너 예뻐
- 자기야...

 

- 날 버리지 마
- 눈이 부실 만큼 예뻐

 

이 기억만큼은 남겨주세요

 

나 자기 손 잡을래

 

그만해

 

지금 죽어도 좋아

 

나 너무...
행복하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이런 순간을...
늘 꿈꿔왔어

 

클레멘타인?

 

취소할래요
내 말 알아듣죠?

 

다 취소한다고요

 

내 말 들려요?
기억 지우기 싫다고요!

 

거기 아무도 없어요?

 

누구 없어요?

 

- 클레멘타인
- 조엘

 

- 어디?
- 조엘

 

클레멘타인

 

- 가야 돼
- 어딜?

 

- 이걸 멈출 방법이 있어
- 뭘 멈춰?

 

- 조엘
- 어서

 

- 겨드랑이 냄새 맡아 봐
- 싫대도

 

- 간지럼 그만 태워
- 맡아 봐

 

집중해야 돼

 

그 회사에 가야 돼
녹음테이프가 있을 거야

 

그림 말고!

 

저리 다시 가 보자

 

나 좀 봐!
예쁜 거 같아

 

파일은 극비라
보여드릴 수는 없고

 

크루친스키 양은 힘들어하면서

 

다 잊고 싶어 했습니다
기억나는 것부터...

 

- 기억나는 거 다 말해 보랬어
- 그날 뭘 봤지?

 

저 봐!
할머니한테 가자

 

- 기차 타면 안 돼
- 나 그만 뛸래

 

박사님!

 

- 맨날 뛰어야 돼?
- 박사님

 

제발...

 

기억나는 거부터 차근차근...

 

박사님, 깨워주세요!

 

죄송한데
상황을 잘 아시잖아요

 

내게서 그녈 지우고
그녀한테서 날 지웠어

 

잘 모르지만
당신 소관이잖아

 

난 지금 내 뇌 속에
들어와 있다고

 

지금의 나도 상상일 뿐인데
어떻게 돕겠어요?

 

나도 당신의 상상이 만든
허상이라고요

 

- 죄송해요
- 누구죠?

 

여기 직원인데...

 

'패애애애트릭'
우리 자기죠

 

내 물건을 훔쳐선
내 행세를 해요

 

내 말투 흉내 내며
여자친구를 꼬신다고요

 

속옷까지 훔쳤어요
기가 막혀서!

 

지금 죽어도 좋아
나 너무 행복하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이런 순간을 늘 꿈꿔왔어

 

집에 갈래

 

뭐?

 

클레멘타인!

 

기다려 봐

 

클레멘타인!
자길 지우고 있어

 

여기 있지!

 

바보 같지만
내가 그자들을 고용했어

 

진정하고 경치나 구경해

 

깨어나서 널 잊기 전에
중단해야 돼

 

그럼 계약 취소한다고 해

 

지금 자고 있는데
어떻게 말을 해?

 

- 그럼 일어나!
- 일어나라고?

 

안 되더라도 해봐?

 

최선을 다해 볼게
기발한 생각이야

 

금방이라도 깨어날 거 같네

 

간지러워!

 

- 아니, 이건 뭐래?
- 반점이야!

 

잠깐 깨어났었어
근데...

 

- 그것 봐
- 움직여지질 않았어

 

지레 그러려니 한 거 아냐?
나한테 어깃장...

 

그 얘긴 하고 싶지 않아

 

좋아

 

무슨 얘기 할래?

 

- 들을 준비됐어
- 글쎄...

 

네가 날 지워서
내가 이런 거잖아

 

미안해, 알다시피
내가 좀 욱하잖아

 

그래서 네가 좋아

 

- 조엘
- 응

 

이렇게 하면 어떨까?

 

네 기억은 이런 거잖아
가령 내 아랫도릴 본 후

 

날 갖고 싶단 식이지

 

그럼 지우러 오기 전에
날 딴 데 데려가는 거야

 

엉뚱한 기억 속에서
아침까지 숨어있는 거지

 

너 없인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 듣긴 좋지만 해봐
- 알았어

 

♪ 쌩쌩쌩 노 저어 가자

 

♪ 신나라, 신나라, 신나라

 

♪ 쌩쌩쌩 노 저어 가자

 

♪ 신나라, 신나라, 신나라
♪ 인생은 꿈일 뿐

 

- ♪ 신나라, 신나라, 신나라
- ♪ 쌩쌩쌩 노 저어 가자

 

되네!
역시 난 천재야!

 

조엘?

 

조엘?

 

어디 갔어?
나도 데려가야지!

 

그릇 갖고 오게
조엘 좀 봐줄래요?

 

- 나한테서 떨어지길 싫어해
- 그럴게요

 

- 클레멘타인?
- 됐다

 

웬일이니, 됐어!

 

이 드레스 좀 봐!
갖고 가고 싶다

 

- 내가 누구야?
- 햄린 부인

 

- 알았어
- 난 4살 쯤 됐나 봐, 이럴 수가!

 

그릇 찾았으니까 샐러드 담을게요
애는 괜찮죠?

 

청소할 게 산더미 같아요

 

- 콩 좀 씻어줄래요?
- 문제 없어요

 

- 부엌 끝내준다!
- 고마워요

 

바빠서 난 거들떠보질 않네

 

내겐 엄마가 필요한데

 

오, 우리 아기!

 

- 꼬맹이 별일 없죠?
- 잘 놀아요

 

- 술 좀 없어요?
- 이 시간에?

 

- 보드카가 절실해요
- 찾아보죠

 

그럼 안 돼

 

나더러 자기 지키래
식탁 밑으로 들어가

 

- 아이스크림!
- 저녁 먹고 나서 먹어

 

조엘, 제발

 

- 의젓하게 굴어
- 날 떠나지 마

 

- 이럼 어떡해
- 잘 되고 있어

 

- 엄마 불러줘
- 울지 마, 괜찮아

 

뚝 그쳐!
우리 잘 숨어있잖아

 

이럼 어떨까?

 

기다려 봐

 

- 내 아랫도리는 아직도 건재해
- 징그러

 

- 멈췄어
- 뭐가?

 

지우길 멈췄어

 

제기랄, 미치겠다!

 

회로에서 벗어났어

 

- 어디 갔는데?
- 낸들 알아!

 

완전 낭패인데
안경이 어디 갔지?

 

죽겠군!
이제 뭘 어쩌지?

 

- 어떡해!
- 모르겠어

 

- 어쩌냐고?
- 모르겠다니까!

 

- 미안해, 어쩜 좋아!
- 네가 그러니까 더 미치겠어

 

- 그러다 중간에 깨어나면 어떡해!
- 가만히 좀 있어

 

빵 굽다가 만 격이야
멋진 말이네

 

- 그 말 하니까 출출한걸
- 제기랄

 

왜, 왜 그래?

 

- 선생님 부르자
- 안 돼, 나 혼자 할 수 있어

 

굽다 만 빵이잖아

 

- 지금 우길 시간 없어
- 그냥 혼자 해결할래

 

- 말이 되는 소릴 해!
- 내가 전화할게

 

- 여보세요
- 선생님, 스탠인데요

 

그 남자 작업하다가
잠깐 잃어버렸는데

 

- 못 찾겠어요
- 사라지기 전 상황은?

 

실은 잠깐 모니터를
못 봤거든요

 

화장실 가느라
자동조종 걸어놔서요

 

- 패트릭은?
- 아파서 집에 갔어요

 

이런...

 

- 주소는?
- 죄송해요...

 

록빌 센터 아파트 1E예요

 

매리, 지금 오신대

 

- 그냥 있을래
- 얼른 짐 챙겨

 

- 가는 게 좋아
- 싫어

 

- 나 마약에 취했어
- 매리

 

- 너 가야 돼
- 마약한 거 들키긴 싫은데

 

놀다가 그런 거 아시면
난리가...

 

조엘, 뚝 그치지 못해!

 

엄마한테 안아 달랠래
그 생각밖에 없어

 

날 봐
아침에도 날 기억하곤

 

내게 와서 다 말하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패트리샤, 칵테일 마시자면서요

 

패트릭이란 애가 날 표절했어

 

- 패트릭이 누구야?
- 내 아파트에 와 있는 녀석!

 

네 기억 지우다가
너한테 맛이 가선

 

곧바로 접근하곤
너와 사귀고 있다고

 

정말?
귀엽게 생겼어?

 

아무 문제 없어

 

넌 내가 만난 여자 중에
제일 멋져

 

상냥하고 예쁘고...

 

똑똑하고 재미있고...

 

- 착해
- 뭐?

 

됐어

 

비켜 봐, 가자고

 

나 아직도 맛이 갔어

 

네가 준 안약도
도움이 안 돼

 

흥분하지 마

 

- 여긴 웬일이야?
- 도와주러 왔어요

 

이 과정에 대해
확실히 알고 싶어서요

 

속속들이 이해하는 게
중요할 것도 같고

 

제 일은 아니지만
동료 일이니까

 

같이 일하는 사람 일도
알아둬야죠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지

 

- 이상하군
- 벌써 해봤어요

 

- C게이트로도?
- 당연한 말을!

 

해봤다고요

 

좋아

 

- 연결하겠나?
- 네

 

유틸리티 프로그램도
소용이 없길래

 

출력 데이터를 참고로
기억을 검토해봤어요

 

- 선생님, 앉으세요
- 고마워

 

별말씀을요

 

이렇게 하지

 

기억을 전부 훑어가며
뭐가 있나 알아볼게

 

♪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싱크대에서 목욕하면
안전한 거 같아 좋더라

 

이렇게 행복해하는 거
처음 봐

 

여기 있군, 이게 왜
기억회로에서 빠졌을까?

 

저기서 뭐 하는 거죠?

 

눈을 떴어

 

- 전에도 이랬나?
- 아뇨

 

이러면 안 되는데

 

이걸 놔야겠군

 

내 사랑이
느껴지지 않나요, 앙투안?

 

정상 회로에 들어섰군

 

참 감동적이네요
의사나 피아니스트 같아요

 

고맙네

 

눈 좀 붙이세요
이젠 괜찮아요

 

내 사랑이
느껴지지 않나요, 앙투안?

 

그런 뜻에서
뽀뽀나 한 판 할까?

 

난 '앙투안'이 아니라
'월리'요

 

알지만 월리란 이름은
너무 깨잖아요

 

어머, 뭐죠?

 

- 그대 엉덩이에서 사람이 나왔어
- 정말요?

 

- 찾았다!
- 오렌지!

 

도망쳐야 돼, 어서!

 

- 이젠 못 숨을걸
- 빨리 와

 

나다!

 

빌어먹을 트럭!

 

선생님, 제발!

 

기억나는 거부터...

 

차근차근...

 

이상해요
이미 지운 기억 속에 있어요

 

그래도 궤도 내에 있으니
다행이지

 

- 저항하는 거 같은데요
- 더는 안 뛸래

 

미쳐!

 

- 빨리 와
- 아주 깊숙한 곳에 숨겨줘

 

- 어디?
- 창피한 기억 속에 숨겨

 

- 창피한...
- 겁쟁아, 빨리 해!

 

안 돼!

 

- 살펴가세요
- 잠깐만요

 

- 또 사라졌어요
- 맙소사...

 

- 면목 없네요
- 창피한 기억...

 

- 창피한...
- 조엘

 

이것도 아닌데
아지트 같은 걸 찾아야...

 

놀랄 일이 있어

 

내일 아침에 물어볼게

 

잘 자라

 

- 나 때문에 미안해
- 듣기 싫어

 

일어나봐

 

조엘, 우리가 어디 있나 봐

 

여긴 들키기 십상이야

 

아무도 못 찾을 만한
깊숙한 곳에 숨겨줘

 

내려쳐!

 

집에 가야 돼
그냥 나중에 할게

 

- 애인도 있나 봐
- 너 까불면 가만 안 둔다

 

그만 일어나
괜한 짓 하지 말고

 

그만들 놀려라!
신경 쓰지 마

 

바보!

 

- 너무 창피해
- 괜찮아

 

꼬마 때 일인걸

 

내가 살던 집이야
그때 널 알았더라면...

 

내 분홍모자 예뻐?
기분도 풀 겸 나 죽여 봐

 

- 너 진짜 죽는다
- 하나, 둘, 셋!

 

너 죽었어

 

엄마다
그냥 노는 거지 죽이는 거 아니에요

 

- 나 죽인대요
- 벌써 죽었나?

 

죽어라!

 

감은 잡았는데
이해가 안 가는군

 

어쨌든 금방 찾겠어

 

조엘, 너 괜찮아?

 

조엘, 조엘!

 

못 살아!
그렇게 놀래키냐?

 

- 한 번만 더 해줘
- 그 다음엔 나야

 

- 봐
- 멋지다

 

조심해!

 

우리 집이야!

 

- 가보자
- 가야 돼

 

가보자!

 

도망쳐야 돼

 

어서!
이러고 놀 시간 없어

 

- 어딜 가는데?
- 가보면 재미있을 거야

 

이쪽이야

 

- 아니, 저쪽이야
- 이쪽이래도

 

도움이 안 돼요

 

- 그만해
- 이것 좀 놔봐!

 

일하시는 게 멋져요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이제 정상을 찾은 거 같으니까

 

그래, 좋도록 해

 

명언구 좋아하세요?

 

- 무슨?
- 왜, 있잖아요

 

잠언집을 읽어보니
감명적이던데

 

선생님도 좋아하실 게
꽤 있더라고요

 

들어보기나 하지

 

'망각한 자는 복이 있나니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

 

- 니체로군
- 이미 다 아시는군요

 

좋은 명언구를
함께 나누니 흐뭇한걸

 

포프 알렉산더 것도 있는데...

 

- 알렉산더 포프?
- 맞다, 나도 참...

 

포프 알렉산더라
하지 말자 해놓곤

 

그렇게 말해버리네요

 

- 별것도 아닌걸, 뭐
- 너무 자상하세요

 

'처녀의 제비뽑기와'

 

'잊혀진 세상에 의해
잊혀가는 세상과'

 

'흠 없는 마음에 비추는
영원의 빛과'

 

'이뤄진 기도와 체념된 소망은
얼마나 행복한가!'

 

난 거대한 코끼리가
되고 싶어

 

저런 큰 코를 가진
코끼리!

 

클레멘타인?

 

- 처음 듣는데 참 아름답군
- 지금 적절할 거 같았어요

 

선생님 하시는 일
높이 사요

 

- 잘은 몰라도...
- 좋은걸, 그 명언도...

 

죄송해요

 

오랫동안 사모해 왔어요

 

- 괜히 고백했나 봐
- 넌 정말 근사한 여자야

 

하지만 내겐
아내와 애들이 있어

 

우리 이래선 안 돼

 

오셨어요, 사모님?

 

- 왜요, 누군데요?
- 맙소사!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여보!

 

잠깐만 서봐

 

- 이럴 줄 알았어
- 원래 일하러 왔어

 

딱 한 번 실수한 거라고

 

제가 선생님 좋아해서
유혹했어요

 

잔인하게 굴지 말고 말해줘

 

뭘 말해요?

 

딱해라

 

네가 가져라
진작 그랬지만

 

무슨 얘기죠?

 

우린 좋아했었어

 

미안해, 네가 원해서
지웠던 거야

 

다 잊어버리고
새출발 하겠대서...

 

가서 마저 일해야 돼
좀 있으면 아침이라

 

나중에 얘기하자
괜찮겠지?

 

매리

 

집에 바래다줄게

 

이건 또 왜 이래...

 

- 안녕하세요
- 왔어요?

 

다신 못 볼 줄 알았는데

 

창피해하면서 도망쳤잖아요

 

- 실은 할 말이 있어요
- 그래요?

 

내가...
데이트 신청해도 될까요?

 

유부남이잖아

 

무슨 그런 소리를!
나 결혼 안 했어요

 

미리 말하는데
나 관리하려면 피곤해요

 

당신 결혼했다고
조심하지도 않을 텐데

 

- 그래도 좋다면 까짓 연애해요
- 좋아요

 

남자들은 내가 자신을
채워줄 거라 여기는데

 

난 겨우 내 앞가림하는
이기적인 애니까

 

- 구속하려 들진 말아요
- 가슴 깊이 명심하죠

 

- 잔소리가 심하죠?
- 고질병 수준인데

 

딱 맞혔네

 

날 구해줄 거란 생각은
변함없었어

 

알아

 

다시 해보면...
분명 달라질 거야

 

날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해봐

 

우린 할 수 있어

 

매리, 2002년 10월

 

기억나는 걸 말하면
거기서 시작하지

 

알았어요

 

처음 본 순간 좋아졌어요

 

제게 시큰둥하니까
더 끌리더라고요

 

제대로 말도 안 나왔지만
똑똑하게 보이고 싶었죠

 

빨리 일하러 가서
당신 보고 싶었고

 

우리가 결혼해서

 

아이 낳는 꿈도...

 

도저히 못 하겠어요

 

이게 최선이라고 여긴 거잖아

 

그건 알지만...
어쩜 좋아!

 

- 내가 밑을 받치면...
- 됐어

 

조엘, 받아 봐
당신은 아이스박스 들고

 

- 들 수 있어
- 가볍네

 

- 내가 들게
- 안 돼!

 

- 그냥 몸만 가라
- 비행기 들게

 

트렁크나 닫아

 

우리가 만난 날이야

 

넌 멀리 있었지만
저 여자다 싶었지

 

네게 막 끌리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

 

넌 오렌지색 추리닝 차림이었지

 

이젠 너무 익숙하고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땐 멋진 추리닝이라 생각했어

 

- 안녕하세요
- 네

 

여기 혼자 앉아있는 걸 보고는
너무나 고마웠죠

 

나처럼 적응 못 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말주변이 없어서요

 

클레멘타인이에요
저기...

 

치킨 한 조각
빌릴 수 있을까요?

 

그리곤 대답할 새도 없이
바로 집어갔지

 

벌써 연인이 된 것처럼
허물없는 기분이었어

 

- 조엘이에요
- 반가워요, 조엘

 

내 이름 갖고 놀리기 없기예요

 

♪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이를테면 이렇게?

 

- 네, 그렇게요
- 안 놀릴게요

 

사실 어릴 적엔
'클레멘타인'만 불렀죠

 

매혹적인 이름이에요

 

이런 추억이 곧 사라지게 돼

 

- 알아
- 어떡하지?

 

그냥 음미하자

 

- 결혼했어요?
- 아뇨

 

우리 여기로 이사해요!

 

같이 사는 사람은 있어요

 

- 남자, 여자?
- 네?

 

당연히 여자죠

 

헛다리 짚은 건 아니라
다행이네

 

- 아는 사람 집이에요?
- 당연히 아니죠

 

- 개라도 있으면?
- 그런 거 없어요

 

- 뭐 해요?
- 밖은 춥잖아요

 

말도 안 돼

 

- 클레멘타인!
- 여기요

 

그러지 말고 들어와요

 

이 밤에 누가 온다 그래요

 

엄청 어둡네...

 

여자친구 이름이 뭐예요?

 

나오미
근데 우리...

 

어쨌든...
이거 멋지네요

 

촛불에 성냥!
술도 찾을 테야

 

못살아...

 

- 나가죠
- 먹통이에요

 

- 네? 왜요?
- 가자고요

 

오늘 밤만은 우리 집인걸요

 

우리가 데이빗과 루스예요

 

둘 중 누구 할래요?
난 굳이 와이프 안 해도 돼

 

뭐 찾아요?

 

알코올!

 

- 와인 괜찮아요?
- 글쎄...

 

와인 골라봐요
난 가서 어울리는 옷 입고 올 테니

 

- 그래야 분위기 살지
- 가야 돼요

 

친구 차 타야 해요

 

- 그럼 가요
- 갔어

 

넌 또라이 같았거든

 

근데 끌리더라

 

- 가지 않길 바랐어
- 그러게

 

이제 와서 후회가 되네

 

정말이지...

 

가지 말걸 그랬어

 

- 내려와 보니 가버렸더군
- 밖으로 나간 거야

 

- 왜?
- 글쎄, 물에 빠진 애처럼

 

- 겁에 질렸었어
- 겁이 났다고?

 

그래
나 그런 거 알잖아

 

창피하면 피하기부터 하는 거

 

- 내가 그랬니?
- 응

 

그럼 가라고
경멸적인 투로 말했어

 

- 미안해
- 괜찮아

 

조엘, 이번엔 가지 마

 

이미 나와서
아무 기억도 없어

 

그럼 작별인사라도 해
좋은 추억 나눈 듯

 

잘 가, 조엘

 

사랑해

 

몬타우크에서... 만나자

 

비행기가 저절로
추락해버린 거야

 

자기가 리모콘으로 조종했잖아

 

- 바람이 너무 불었어
- 대마초 피우고 운전하다니!

 

술 깨는 효과가 있대
그래서 술 마시면 꼭 피우지

 

의학적으로도 증명된 거야

 

- 앞이나 잘 봐
- 아무것도 안 보여

 

예쁜 여자와 얘기하던데

 

- 착하더라
- 누군데?

 

그냥... 어떤 아가씨야

 

다 됐군

 

- 차 갖다 놓을게요
- 고맙네

 

나중에 보세

 

매리!

 

매리

 

- 네 물건이잖아
- 맞아

 

나 같아도 떠나

 

- 정말 몰랐어?
- 맹세해

 

- 네가 지운 게 아냐?
- 당연히 아냐

 

전혀 의심도 안 했어?

 

한 번쯤...

 

일 마치고 와보니 차에서
둘이 얘기하고 있길래

 

손 흔들었는데 웃고 있더라

 

어때 보였어?

 

행복해 보였어
비밀스러운 행복이랄까

 

- 그 후엔?
- 그렇게 같이 있는 건 본 적 없어

 

그래서 내가 오버했나 싶었지

 

몬타우크행 기차는
플랫폼 B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곧 출발할 예정이오니

 

몬타우크로 가실 손님은
탑승해주세요

 

나 진심으로 널 좋아해
그거 알아?

 

고마워

 

칫솔 갖고 올게요

 

어디 갔어?
걱정돼 죽겠잖아

 

나한테 화난 거 같은데
영문을 모르겠어

 

널 많이 사랑해
네가 행복하다면 뭐든 해

 

바라는 대로 다 한다고

 

괜찮은지 궁금하니까
아침에 들를게

 

출발하시죠!

 

- 어젯밤엔 정말 좋았어요
- 겨우?

 

그렇게 열라 행복하긴
귀 빠지고 처음이에요

 

그쯤 돼야지

 

이상하네

 

'하워드 박사의 모든 환자분께'

 

'전 매리인데
절 기억 못 하실 거예요'

 

'기억 지우려고 찾아온
회사에 근무하거든요'

 

- '너무 끔찍한 일이라'
- 광고지야?

 

'여러분의 파일을 돌려드립니다'

 

전 클레멘타인인데
조엘의 기억을 지울래요

 

- 뭐죠?
- 몰라요

 

너무 따분한 것도
지우는 이유가 되나요?

 

그 사람 때문에
제가 많이 변했어요

 

그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제 자신이 싫어져요

 

보는 것조차 힘들어요
가소롭고 비굴한 미소라니

 

- 뭐 해요?
- 아무것도

 

- 완전 시들해졌어요
- 나 갖고 놀아요?

 

- 천만에!
- 갖고 노는 거잖아요

 

- 그런 거 아녜요
- 아니면?

 

우선 진정부터 하고...

 

그냥 가라
꺼지란 말 안 들려?

 

- 얘기 좀 할래?
- 꺼지란 말야!

 

- 조엘 배리스...
- 클레멘타인

 

- 안녕하세요
- 오랜만이네요

 

똑똑하긴 한데
교양있진 않아요

 

책보단 잡지를
많이 보는 거 같고요

 

어휘도 좀 딸리고

 

- 솔직히 창피했던 적도 있어요
- 안녕

 

'도서관'을 '도서방'이라잖아요

 

- 안녕
- 참나, '도서방'이라니

 

이걸 찾았어요

 

클레멘타인의 매력이라면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묘한 힘이 있어요

 

되게 날씬하게 그렸네

 

별똥별을 보는 듯
마냥 신기하지만

 

이내 각본에 짜여진
여우짓이란 걸 깨닫죠

 

- 소리 질러서 미안해요
- 괜찮아요

 

속이 뻔하게 비치죠

 

나 그쪽 좋아하는데
나쁜 말해서 속상했어요

 

- 그만 끌게요
- 나도 들어야 공평하죠

 

머리 갖고 장난치는 건
더 한심해요

 

- 머리 맘에 들어요
- 고마워요

 

- 정말 좋아해요
- 고마워요

 

- 진짜예요
- 머리 색을 그렇게 자주 바꾸면...

 

- 한잔 할래요?
- 위스키 있어요?

 

섹스도 별생각 없이...
하는 거 같아요

 

함께 한 마지막 밤도
섹시한 분위기는 아니었거든요

 

다만... 슬펐죠

 

이거밖엔 없네요

 

자고 나야 자길 좋아한다고
여기나 봐요

 

언제든 잘 수 있단 걸
은근히 드러내죠

 

절망적이고 위태해 보이는 게

 

언제 누구와든
자버릴 거 같아요

 

- 나 안 그래요
- 저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 진짜 아니에요
- 알아요

 

- 지금 너무 속상해요
- 미안해요

 

나야말로 미안해요
그만 가볼게요

 

너무 혼란스러워서
더는 못 있겠어요

 

- 잘 있어요
- 잘 가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리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데

 

낯설어질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잠깐!

 

- 왜요?
- 그냥 보내면 안 될 거 같아

 

조금만... 기다려줘요

 

- 그러죠
- 정말?

 

난 겨우 내 앞가림하는
이기적인 애예요

 

- 완벽하지도 않고
- 지금 그쪽 모든 게 맘에 들어요

 

지금이야 그렇죠

 

근데 곧 거슬려 할 테고
난 자기를 지루해할 거야

 

괜찮아요

 

좋아요

 

- 뭐 어때...
- 괜찮아요

 

♪ 마음을 바꿔봐요

 

♪ 주위를 둘러봐요

 

♪ 마음을 바꾸세요

 

♪ 놀라게 될 거예요

 

♪ 따뜻한 햇살처럼

 

♪ 당신의 사랑이 필요해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마음을 바꿔봐요

 

♪ 주위를 둘러봐요

 

♪ 마음을 바꾸세요

 

♪ 놀라게 될 거예요

 

♪ 따뜻한 햇살처럼

 

♪ 당신의 사랑이 필요해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

 

♪ 모두들 언젠가는 배워요